아주경제 주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메가와티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을 접견하고,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메가와티 전 대통령을 접견했다.
메가와티 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당선으로 최근 한국의 분위기가 안정된 것 같다"며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방문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축하전화를 해주셨을 뿐 아니라 박원순 특사를 직접 만나주셔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메가와티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인도네시아의 민주주의와 경제를 눈부시게 발전시켰음은 물론 남북의 다리 역할을 해 주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등에 메가와티 전 대통령께서 많은 도움을 주신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메가와티 전 대통령께서 이전처럼 나서주신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는 남과 북이 주도적으로 풀어야 하고, 북한에 대해서 과거 정부처럼 제재와 압박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와 함께 대화도 병행해야 한다"고 두 가지 기조를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이 모든 것들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적어도 북한의 추가적 핵 실험과 미사일 도발 중단, 북핵 폐기를 위한 협상 테이블에 북한이 나올 준비가 돼 있어야 할 것"이라며 "이런 방향에 대해서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도 충분히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가와티 전 대통령은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달라는 문 대통령의 부탁에 긍정적으로 답하면서 "남북은 원래 하나의 민족이니 반드시 다시 만나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 간의 문제는 정치적으로만 해결하기보다 사회·문화, 교육·보건, 경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그 가운데서도 경제적 접근은 남북 간의 문제를 푸는 데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메가와티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의 만남을 추진하겠다. 성사된다면 그때 문 대통령의 안부를 전해도 괜찮겠나"라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오늘의 모든 이야기를 전해도 좋다"고 답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앞으로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과의 외교관계를 한반도를 둘러싼 4강 못지않게 발전시키겠다. 그 중심에 인도네시아가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하자 메가와티 전 대통령은 "조코 위도도 대통령에게 잘 전달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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