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이른 가뭄과 폭염으로 농수산물 가격 오름세도 수직상승하고 있다. 특히 5월 농수산물 가격이 예년보다 10% 이상 오른 상황에서 갑작스런 폭염까지 등장하며 아이스크림, 맥주 등 공산품도 덩달아 가격 인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6월부터 본격적인 물가 상승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2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물오징어(23%), 삼겹살(10%), 수박(20%), 양파(34%), 토마토(40%) 등 주요 신선식품 가격이 전년 동월보다 상승했다.
하겐다즈는 다음 달부터 대표 상품인 파인트 가격을 9900원에서 1만1300원으로 14% 인상한다. 빙수 브랜드 설빙 역시 제품별로 400~900원 올렸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지난해 7~8월 사상 최악 폭염을 겪으며 경제정책을 제대로 펴지 못한 전례를 되풀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올해의 경우 새 정부가 미리 가뭄과 폭염 대책을 마련해 사전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7월 폭염이 보름 이상 지속되자 정부는 전기요금 누진제 대책을 내놨지만,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오락가락했다.
올해 이른 가뭄과 폭염이 몰려오자 지난해 여름 전기요금 폭탄 경험자들은 일찌감치 태양열 등 대체 에너지 분야에 몰리는 과열 현상도 나타났다.
에너지공단에 따르면 단독주택 태양광 설비 지원을 위해 올해 73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는데, 이미 3월에 신청자가 조기 마감됐다.
지난해 7~8월은 폭염으로 전력 사용량이 예년보다 크게 증가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지난해 7∼8월 중 우리나라 전체 전력소비는 하루 평균 7만4310MW를 기록했다는 보고서를 냈다. 이는 전년보다 7.8% 늘어난 수치다.
신동현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해처럼 무더운 날씨가 이어져 전력 수요가 쌓이는 현상이 나타난다면 누진제 완화로 인한 전력소비 증가는 예상치보다 훨씬 더 클 수 있다”며 “누진제 개편 시의성은 의심할 여지가 없지만, 기온 불확실성으로 인한 누진제 개편 효과 파급력 확대는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