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유럽연합(EU) 가입협상에서 스스로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24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EU가 가입절차를 지연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EU는 터키를 거지로 취급할 권리가 없다"면서 "54년이나 지났는데 뭘 더 기다리느냐고 그들에게 묻겠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어 "EU는 우리가 가입신청을 스스로 철회하기를 바란다는 걸 알지만, 결정은 EU 몫이다"면서 "EU가 결정하면 우리는 일을 복잡하게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내 정치에서든, 외교적으로든 EU 가입 결렬에 대한 책임을 떠안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숙원'인 대통령제 개헌까지는 사형제 부활 의지를 되풀이해서 나타냈으나, 이날 21일 집권 '정의개발당'(AKP) 대표로 선출된 자리에서는 관련 언급이 아예 없었다.
이달 23일 터키는 중립국 오스트리와 협력하려는 나토 안건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오스트리아가, 터키와 EU 가입협상을 중단하라고 EU를 압박한 탓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간단하게 얘기해서, 우리를 막으면 우리도 막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오스트리아와 협력 안건은 협상을 거쳐 이견이 일부 해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이 터키 남부 인지를리크 공군기지에서 병력 이전을 검토하는 것과 관련,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금까지 독일로부터 어떤 신호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독일이 인지를리크를 떠날지 아닐지는 중요치 않다"면서 "독일군이 떠난다면 우리는 잘 가라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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