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이준서 특파원 = 지난해 미국 대선의 막판 지형을 뒤흔들면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타격을 가한 최대 변수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였다. 그 중심에는 '힐러리 최측근' 후마 애버딘의 전 남편인 앤서니 위너 전 하원의원이 있었다.
당시 FBI는 위너 전 하원의원이 미성년자와 일명 '섹스팅'(sexting·음란한 내용의 문자 메시지)을 주고받은 정황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노트북에서 저장돼있던 애버딘의 업무 이메일을 발견했고,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재수사를 결정했다.
24일(현지시간) 일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위너 전 의원은 지난주 뉴욕 맨해튼 소재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15세 소녀와 외설적인 사진을 주고받은 섹스팅 혐의를 시인했다.
위너 전 하원의원은 최대 10년형에 처할 수 있다. 다만 유죄를 인정한 덕분에 최소한 성범죄자로 신상이 공개되는 것은 피할 수 있게 됐다.
형사 처벌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거액의 출판 계약도 무산됐다고 뉴욕포스트는 전했다.
위너 전 하원의원은 '섹스팅 스캔들'을 비롯해 자신을 둘러싼 정치 뒷얘기를 담은 저서를 집필 중이었지만, 재판 과정에서 유죄가 인정되면서 출판사 측이 계약을 파기했다.
뉴욕포스트는 "위너 전 하원의원에게 남은 희망이라면 훗날 전과자로서의 회고록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앞서서도 위너 전 하원의원은 세 차례나 '섹스팅 스캔들'에 연루됐으며, 이 과정에서 후마 애버딘과 이혼했다.
위너 전 하원의원은 지난 2011년 외설적인 트윗으로 당시 연방 하원의원직에서 물러났다. 이어 2013년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경선에 도전해 레이스 초반 '지지율 1위'의 돌풍을 일으켰지만, 섹스팅 성추문이 터지면서 결국 정치적 재기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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