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영화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 역으로 잘 알려진 배우 로저 무어가 암 투병 중 23일(현지시간) 별세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BBC 등 외신이 보도했다. 향년 89세.
런던 외곽에서 태어난 무어는 1950년대 왕립드라마아카데미에서 공부를 마친 뒤 1960년대 TV 드라마 시리즈를 통해 데뷔했다. 1973년에는 영화 '007 시리즈' 중 하나인 '죽느냐 사느냐(Live And Let Die)' 편의 주인공을 맡았다.
눈썹을 치켜올리는 특유의 표정으로 제임스 본드 특유의 바람둥이 이미지를 만들면서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할리우드 명예의 전당에 가입한 2007년에는 "본드 걸들에 비해 나이가 너무 들었다"는 이유로 '007 시리즈'에 더 많이 출연하지 못한 점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무어는 1999년 영국 여왕으로부터 대영제국 커맨더 훈장(CBE)을 받았다. 앞서 1991년부터는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친선대사로 활동하면서 기금 모금 활동을 인정받아 기사 작위를 받기도 했다. 말년에는 암 투병을 하다 스위스에서 눈을 감았다.
로저 무어에 이어 제임드 본드 역할을 맡았던 배우 피어스 브로스넌을 비롯해 폴 매카트니 등 영화·음악계의 스타들도 소셜 미디어 등으로 무어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