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는 21일 강원 춘천의 라데나 골프클럽(파72·6277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결승전에서 김자영(AB&I)에 2홀을 남기고 3홀 차로 뒤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박인비는 조별리그를 시작으로 4강전까지 파죽의 6연승 행진을 달렸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김자영은 2012년 8월 SBS투어 히든밸리 여자오픈에서 마지막 정상에 오른 뒤 4년 9개월 만에 값진 우승을 따냈다. 통산 4승을 거둔 김자영은 우승상금 1억 7500만원을 거머쥐며 상금 랭킹 3위로 뛰어올랐다.
우승 후 김자영은 “실감이 안 난다. 5년 만에 우승을 하게 됐다. 너무 기다렸던 우승이다”며 “힘든 시간을 이겨내게 해주신 팬 분들게 감사하다. 부모님들도 나만큼 힘드셨을 텐데 ‘힘내라’고 항상 격려해주셔서 감사하다”며 울컥했다. 이어 김자영은 “박인비 선배님은 대선배님이시다. 플레이를 함께 하며 많이 배웠다. 같이 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오전에 열린 준결승에서 김자영은 김해림을 연장전 끝에 힘겹게 물리쳤고, 박인비는 이승현을 두 홀 남기고 여유 있게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전은 치열하게 펼쳐졌다.
김자영은 2번 홀(파5)에서 버디를 낚으며 앞섰지만 4번 홀(파4)에서 보기를 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김자영은 7번 홀(파3)에서7m가량 되는 까다로운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다시 앞서나갔다. ‘골프여제’도 저력을 보여줬다. 박인비는 8번 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 바로 옆에 갖다 붙여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는 후반 라운드 초반에 갈렸다. 김자영은 9번 홀(파4)에서 박인비가 어프로치샷 실수로 보기를 하는 사이 다시 한 홀을 앞섰고, 10번 홀(파4)에서 4m가량의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두 홀 차로 앞섰다.
결승전의 승부처는 12번 홀(파5)이었다. 12번 홀에서 김자영은 그림 같은 세컨샷을 기록하며 이글을 잡아냈다. 박인비는 첫 번째 샷이 벙커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세 번째 샷을 홀컵 바로 옆에 떨어뜨리며 버디 기회를 만들었지만, 김자영이 이글을 기록함에 따라 3타 차로 간격이 더 벌어졌다. 김자영은 13번 홀(파3)부터 16번 홀(파3)까지 파로 잘 막아내며 박인비의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한편 3,4위전에서는 김해림이 이승현을 3홀 차로 꺾고 3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