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 미운오리새끼처럼 잠시 빛을 못 보던 선수들이 두산 베어스의 승리를 이끌었다.
오재일은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전에서 두산의 7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 3타수 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오재일은 2-1로 앞선 1회말 2사 1, 3루에서 NC 선발투수 이민호의 시속 149㎞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3점포를 쏘아 올렸다.
점수는 순식간에 5-1로 벌어졌다.
두산은 이 기세를 몰아 7-4로 승리할 수 있었다.
오재일의 시즌 2호 홈런이다.
1호 홈런은 지난달 13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나왔다.
이후 오재일은 부진에 빠졌다. 타격감 침체로 이달 1∼1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기도 했다.
작년 두산의 주전 중심타선으로 도약했던 오재일이 부진하자 두산 타선도 힘을 잃었다.
복귀 후에도 오재일은 조심스러웠다. 중하위 타선에서 타격감을 조율했다.
그리고 이날 홈런으로 마음의 짐을 덜었다.
오재일은 9회초 호수비로 경기를 깔끔하게 정리하기도 했다.
9회초 1사 1루에서 NC 4번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의 1루수 직선타를 잡고 1루를 터치해 타자와 주자를 한 번에 아웃시켰다.
오재일은 "모처럼 홈런을 때려 기분이 좋다"며 소감을 말했다.
"그동안 생각이 많았다. 급해지면서 내 스윙을 못 했다"고 부진을 진단한 오재일은 "어제와 그제 좋은 타구가 조금씩 나오면서 자신감을 느끼게 됐다. 하체를 이용한 내 스윙을 계속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날 경기에는 숨은 주인공도 있다.
2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 4타수 2안타 2득점을 올린 최주환이다.
최주환은 1회말 1사 후 두산의 첫 안타를 터트린 주인공이다. 최주환의 안타 이후 NC 선발 이민호가 무너졌고, 이는 오재일의 3점포로 이어졌다.
최주환은 2회말에도 1사 후 우중월 3루타를 때려 이민호를 강판시켰다.
이어 닉 에반스의 적시타에 홈을 밟았다.
두산에서 오랜 백업 내야수로 활약하던 최주환은 최근 특유의 '멀티 재능'을 뽐내며 팀의 분위기 메이커로 자리 잡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이날 경기 전 최주환에 대해 "타격은 원래 좋았고, 수비가 좋아지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모든 면에서 자신감이 생긴 듯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주환은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 감이 좋을 때 더 집중력 있게 내 플레이를 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타순은 상관없다. 나가는 데 의의가 있다. 오늘처럼 팀 승리에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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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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