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아시아나항공이 'G2' 미국과 중국 노선에서 겪고 있는 위기 극복을 위한 셈법이 복잡해졌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노선에서는 45일간 운항정지 문제에 직면했으며 중국 노선에서는 한반도 사드 배치로관광객 수가 감소하자 다양한 방법을 놓고 출구전략 찾기에 분주하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1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착륙 사고 이후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45일간의 운항정치 처분에 불복해 상고를 할 지 검토 중이다.
서울고등법원 행정11부는 지난 17일 아시아나항공이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낸 운항정지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항공기 기장들의 과실을 인정하고 아시아나항공의 기장 선임 감독에 관한 주의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수익성 악화와 이미지 타격 등으로 운항정지 처분만은 최대한 피하고 싶어하는 분위기다.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이 ‘알짜 노선’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해당 노선에 주7회 비행기를 띄우고 있으며 10시간 이상 걸리는 장거리 노선으로 수익성이 높다. 아시아나항공은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의 지난해 연간 탑승률은 90% 가량 된다고 밝혔다. 특히 7~8월 성수기에는 93.6%까지 달성했다.
만약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 45일 운항정지가 실시되면 해당기간 동안 아시아나항공은 매출액 기준 162억원 손실과 운항정지 전후 기간 동안 예약 손실(205억원) 등 총 367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대내외적인 이미지 손실도 불가피하다. 운항정지에 돌입하면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슬롯(SLOT·시간당 항공기 이·착륙 횟수) 배정과 승객 이용이 불편한 시간대로 미뤄질까 우려하고 있다. 또 단골 고객이 해당 기간 동안 물리적인 영향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할 수 없게 될 경우 얻게 되는 불편과 마일리지 적립 문제 등 고객 서비스의 신뢰 하락도 고민거리다.
반면 해당 노선에 취항중인 대한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은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28일부터 대한항공은 인천~샌프란시스코 노선 주7회 운항에서 주12회로 증편했으며, 오는 9월 주14회로 추가증편을 계획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사고 은폐의 동기가 될 수 있어 징벌처벌 대신 철저한 원인조사와 근본적인 해결책 제시, 재발 방지로 항공사고를 다루고 있다”며 “국내는 현행 항공법상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망자와 재산상 손실을 따져 운항정지 기간을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접수된 판결문을 상세히 검토해 2주 이내(31일까지) 상고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B777-200ER(OZ214편)이 2013년 7월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하던 중 방파제와 충돌하며 난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307명 중 3명이 숨지고, 49명이 부상을 입었다.
◆ 韓 ·中 해빙무드 기대...중국인 파워블로거 초청
아시아나항공은 국적항공사 중 중국노선 매출 비중이 20% 가량으로 가장 높다. 이에 한반도 사드 배치로 인해 반한 감정이 고조돼 전세기 운항 금지, 중국인 단체 관광 금지 등 중국 정부의 '금한령' 조치에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지난 1분기 국제유가 상승과 사드 배치 관련 중국 노선 수요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95억원 감소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전년대비 27% 줄어든 영업이익 263억원에 그쳤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중국에 특사를 파견하고 한국과 중국 양국간에 해빙무드가 조성되자 아시아나항공은 민간 차원에서 한·중 교류활성화에 나섰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날부터 20일까지 3박 4일간 중국인 파워블로거 28명을 초청해 아시아나항공 본사 및 서울 관광명소 방문 행사를 진행한다.
이들 방한단은 이날 서울시 강서구 오정로 아시아나항공 본사 및 인천국제공항 제2격납고를 방문해 △A350 시뮬레이터 및 종합통제센터 견학 △캐빈승무원 서비스교육 체험 △항공기 정비 현장 견학을, 다음날 △북촌한옥마을 △한강크루즈 등 서울의 관광명소를 방문한다.
행사 참가자들은 중국 내 온라인과 SNS 중심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파워블로거들이다. 행사에 참여하며 경험한 내용을 본인의 블로그에 실시간으로 업로드하고, 행사 종료 후에는 중국 내에서 SNS를 활용한 아시아나항공 및 한국 알리기 활동에 나선다.
문명영 아시아나항공 여객본부장은 “중국 내 온라인 사용자가 7억명에 이르고, 모바일 사용률 역시 급격하게 확대되고 있는 만큼 아시아나항공을 알리는 효과적인 마케팅 방안으로써 이번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 며, “더불어 이번 행사가 최근 침체된 한·중 여행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민간차원의 교류 확대 활동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