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가전사인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신일산업 등 중견가전업체들도 속속 관련 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우선 냉장고 등 핵심 제품에 인공지능(AI) 음성 서비스를 적용한 데 이어 올해 말까지 주요 가전제품으로 확대해 소비자의 삶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킨다는 계획이다.
18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1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열린 ‘구글 I/O’ 행사에서 말하는 기능을 적용한 ‘시그니처 가습공기청정기’ 등을 공개했다.
이날 시연에서 구글 홈에 “공기청정기를 켜줘(Talk to LG to start Air Purifier)”라고 말하자 시그니처 가습공기청정기가 자동으로 작동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시그니처 냉장고’, ‘시그니처 세탁기’ 등 프리미엄 제품군에 구글 홈을 우선 적용할 계획"이라며 "향후 에어컨, 오븐, 건조기, 로봇청소기 등 다른 스마트가전에도 서비스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구글 홈과 연동되는 스마트 가전제품들을 이달 미국을 시작으로 주요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국내 시장에는 구글 어시스턴트의 한글화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사물인터넷(IoT) 냉장고 ‘패밀리허브 2.0’에 ‘빅스비’를 처음으로 탑재했다. 빅스비는 삼성전자가 주력 스마트폰 ‘갤럭시S8 시리즈’에 적용한 자체 AI 음성 비서다.
패밀리허브 2.0은 본래 기본적인 음성 인식을 할 수 있는 제품이었으며, 빅스비 업그레이드를 통해 보다 정확한 음성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삼성전자 측은 설명했다. 일례로 기존에는 내장된 정보를 처리하는 정도였다면, 이제는 사용자의 사용 습관을 학습해 날씨에 따른 음식 추천 등 더욱 다양한 일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삼성전자도 에어컨, 세탁기 등 자사의 주요 가전제품에 빅스비를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빅스비는 IoT 시대 구현의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며 “에어컨, 세탁기 등 주요 제품에 먼저 적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중견가전업체들도 음성인식 기능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신일가전은 오는 20일 ‘음성인식 선풍기’를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은 국내 최초의 음성인식 선풍기로 별도의 조작 없이 음성만으로 전원조작·바람세기·타이머·회전 기능을 제어할 수 있다.
소비자들과 관련 업계에서는 가전업체의 이 같은 움직임을 반기는 분위기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상만 한 일이 현실이 되는 것이며, 유통업체의 경우에는 매출 상승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5일 패밀리허브 2.0에 빅스비가 적용된 이후 구매 문의가 늘고 있다.
이날 서울 을지로에 있는 한 가전제품 매장 관계자는 “패밀리허브 2.0은 1000만원대의 초프리미엄 제품인데도 최근 구매 문의가 크게 늘었다”며 “향후 다른 제품과 연결성까지 확대되면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매장을 찾은 김모씨(50)는 “기대한 것보다 말을 잘 알아들어 정말 신기하다”며 “혼자 일을 할 때 심심하지 않고 도움도 많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