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광역지자체·공공기관 비정규직→정규직화 속속 동참

2017-05-18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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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광주 등 로드맵 제시…"정부 밑그림 나오면 본격 검토"
인건비 총액 제한 손질해야…"단기 기간제 근로자까지 정규직은 부담"

(전국종합=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한 뒤 광역지방자치단체가 본청과 산하 공공기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는데 속속 동참하고 있다.
대구시, 광주시 등 일부 지자체는 이미 구체적인 로드맵을 밝혔고 다른 지자체도 새 정부 정책 방향에 보조를 맞춰나간다며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등 준비에 들어갔다.

비정규직 고용개선을 위해 정년을 보장하는 무기계약직 전환 등을 추진한 지자체들은 정부 기조에 발맞춰 정규직으로 하는데 더욱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러나 지자체들은 인건비 총액을 제한하는 기준인건비제를 손질해야 정규직화가 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또 단기 기간제 근로자까지 정규직화하기에는 재정상 부담이 크다는 의견도 있다.

◇ 대구시·광주시 올해 안 정규직화…경북도·충남도 단계적 전환

대구시는 올해 안으로 본청을 포함한 산하 공기업에 직접 고용한 비정규직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하반기에 대구시설공단에 근무하는 비정규직 135명을 정규직으로 바꿀 예정이다.

2015년부터 올해 초까지 대구시설공단과 시 본청, 대구의료원 3곳에 일하는 비정규직 305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내년 말까지 자회사 설립 등으로 본청, 대구도시철도공사, 상수도사업본부 등 산하기관에서 간접 고용한 비정규직 580여 명도 단계로 정규직화할 방침이다.

2014년부터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한 광주시는 올해 안에 비정규직 696명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경북도는 산하 출자·출연기관 30곳 비정규직을 단계별로 정규직으로 만든다.

올해 1단계로 30개 출자·출연기관 비정규직 433명 가운데 상시·지속업무 종사자 50명을 일반직이나 무기계약직으로 할 계획이다.

산하기관 정규직 전환을 계속 추진하고 필요한 비용은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충당한다.

이와 함께 본청(29명)과 도의회(6명), 직속기관(146명), 사업소(123명) 등에 근무하는 비정규직(기간제 근로자) 가운데 상시·지속 업무 종사자 등을 연차적으로 정규직(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

2011년부터 공공부문 비정규직 고용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해 시행한 충남도는 출자·출연기관 비정규직 근로자 150여 명을 올해부터 연차적으로 정규직으로 바꾼다.



◇ 새 정부 기조에 보조 맞춘다…태스크포스 구성 등 정규직 전환 준비

세종시는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기로 했다.

TF는 비정규직 인원 파악, 일자리위원회 설치, 시설관리공단 위탁 여부 등 정규직 전환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인천시는 다음 달 중 정부 기준인건비 규모가 나오면 수요 조사를 거쳐 비정규직 436명 가운데 정규직 전환 규모를 확정하기로 했다.

자회사를 설립하거나 시설관리공단에 편입해 정규직으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한다.

대전시는 본청 각 부서, 5개 구청, 산하 공사·공단 등에 정확한 비정규직 인원을 파악하고 있다.

아직 세부 방침은 정하지 않았으나 정부 정책에 맞춘다는 계획이다.

전북도도 본청과 10여 개 산하기관 비정규직 810여 명을 정규직으로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울산시는 정부에서 정규직화를 위한 방침을 정한 뒤 법령이나 지침이 내려오면 로드맵을 만드는 등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울산시와 5개 구·군에는 비정규직으로 분류하는 기간제 근로자 1천200여 명이 일하고 있다.

충북도는 공공기관 비정규직 규모를 파악한 뒤 정규직으로 전환했을 때 들어가는 예산 규모 등을 따져보고 종합 대응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엄청난 예산을 수반하는 정책이기 때문에 국비 지원이 얼마나 가능한지 등을 따져봐야 한다"며 "중앙부처와 연관있는 부분도 많아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려면 시일이 좀 걸릴 것이다"고 말했다.

◇ 인건비 총액 제한 손질해야…"단기 기간제 정규직화 무리" 의견도

지자체들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위해서는 현행 기준인건비제를 상향하거나 폐지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시 관계자는 "현재 인건비는 행정자치부 기준인건비제에 묶여 있는데 정규직 전환을 하려면 정부가 기준인건비를 대폭 올려주거나 폐지해야 한다"며 "정규직 전환에 따른 자체 재정 지출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단기 기간제 근로자까지 정규직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원도와 도내 시·군은 상시·지속적 업무로 판단하고 기간제 경력 2년 이상 계약직은 대부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도는 현재 도청과 시·군 비정규직 대부분은 노인 등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을 위한 단기 기간제 근로자다고 설명한다.

강원도 관계자는 "상시·지속적 업무로 판단하고 기간제 경력이 2년이 넘긴 계약직 근로자는 대부분 무기계약직으로 바꿔 정규직화하고 있다"며 "비정규직을 줄이려는 정부 방침에는 공감하나 단기 기간제 근로자까지 정규직화하는 것은 자치단체에 재정 부담이 크다"고 강조했다.

정규직화를 위해서는 비정규직 범위에도 어느 정도 합의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지자체는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보지만 정규직과 같은 대우가 아니라 개선이 필요하다고 한다.

노동계는 간접 고용 형태인 외주 근로자도 정규직화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창해 장아름 김준호 최찬흥 이해용 임보연 장영은 이종민 박정헌 강종구 백도인 이승형 기자)

haru@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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