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KB·삼성 등 중대형사 '선전', 소형사 '고전'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올해 증시 활황에도 국내 기관투자가인 자산운용사들은 '그림의 떡'이라며 울상을 짓고 있다.
하지만 중대형사와 소형사 간의 실적도 크게 차별화됐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월 결산 자산운용사들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천67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4% 감소했다. 평균 순이익은 8억7천만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16억원의 절반에 그쳤다.
운용사의 순익 감소는 올해 들어 증시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에 2,300선을 돌파하는 등 고공 행진을 이어가자 투자자들이 일제히 펀드 환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에 6년이나 짓눌려 있다가 주가가 오를 만큼 올랐다는 인식에 투자자들이 앞다퉈 펀드에서 자금을 회수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은 수탁고 이탈로 수수료 수익 감소가 불가피했다.
이런 영업 환경을 고려하면 중·대형 자산운용사들은 이번 상승장세에서 비교적 선방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분기에 151억원의 순이익을 거둬들였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43.03% 늘어난 것으로, 수수료 수익 외에 지분법 이익, 금융상품 처분이익 효과가 컸다.
삼성자산운용은 올해 분사한 액티브자산운용과 헤지자산운용을 합친 순이익이 126억원으로 13.1% 줄어들었다. 법인별 순이익을 보면 삼성운용이 104억원이었고, 액티브운용 14억원, 헤지운용 8억원이다.
KB자산운용의 1분기 순이익은 14.05% 줄어들었지만, 120억원으로 선전했다.
한국투신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순이익은 각각 59억원과 32억원으로 14.60%, 19.70% 감소했다.
운용업계 전반적으로 코스피의 최고치 경신을 고점으로 보는 투자자들 탓에 강세 장세가 오히려 악재로 작용하곤 한다. 실제로 JP모건자산운용과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등 일부 운용사는 1분기에 적자를 냈다.
자산운용업계 전체 펀드시장으로는 1분기에 10조원의 자금이 새로 들어왔으나, 수수료 보수가 높은 주식형 펀드 잔고에선 3조원 가까이 순감했다.
투자자들이 주식형 펀드를 환매해 보수율이 낮은 상장지수펀드(ETF)나 머니마켓펀드(MMF), 부동산 펀드, 혼합형 펀드 등으로 몰린 탓이다.
한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올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낙관적으로 보고 주식을 샀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주식을 팔거나 펀드를 환매했다"며 "증시 호황은 외국인만 누린다"고 말했다.
[표] 12월 결산 자산운용사 올해 1분기 실적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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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용사 │영업이익│순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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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117억원 │151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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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자산운용 │155억원 │120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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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산운용│137억원(액티브·헤지운용│104억원(합산 126억원) │
││합산 165억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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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신운용│64억원 │59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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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41억원 │32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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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자산운용 │1억4천만원 │1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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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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