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여제’ 박인비(29)가 국내 대회 첫 우승에 대한 강한 의욕을 드러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6개 대회에 참가해 아직 정상에 서지 못한 ‘무관’의 아쉬움을 털기 위한 오기가 발동했다. 이번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이 17번째 대회다.
박인비는 17일 강원도 춘천시 라데나 골프클럽(파72·6277야드)에서 열린 KLPGA 투어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조별리그 1라운드에서 같은 조에 편성된 이선화(31)를 상대로 단 한 홀도 내주지 않고 6&5(5홀을 남기고 6홀 차로 승리)로 낙승했다.
박인비는 1번홀(파4)부터 절정의 퍼트 감을 선보였다. 두 번째 샷이 그린을 맞고 백스핀으로 다시 그린을 벗어났다. 하지만 절묘한 롱 퍼트(약 15야드)로 홀컵에 넣어 버디를 잡았다. 2번홀(파5)에서도 롱 퍼트(약 12야드)로 연속 버디를 잡으며 2홀 차로 앞서 나가 기선을 제압했다.
박인비는 지난 8일 일찌감치 입국해 컨디션을 조절했다. 이번 대회 코스가 처음이라 연습라운드도 세 차례나 가지며 적응 훈련을 했다. 박인비는 “처음 치는 코스라서 처음에 돌 땐 어렵다고 느꼈다. 그린도 어렵다고 해서 적응 훈련을 했다”며 “세 번째 라운드 때는 적응이 조금 돼 다르더라. 연습라운드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완벽하게 만족하지는 못했다. 박인비는 “그린 스피드가 생각보다 느려서 짧은 퍼트가 많이 나왔다. 원하는 만큼 거리 조절이 잘 되지 않았다. 거리 조절에 더 신경 써야 할 것 같다”며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한국 무대에 대한 마음은 각별했다. 박인비는 “작년 8월 이후 처음 대회에 참가했는데, 날씨가 너무 좋을 때라서 좋다”며 “항상 올 때마다 맛있는 것도 많고 볼 사람들도 많아서 좋다. 정신없는 한 주를 보내지만, 늘 생각나는 것들이다”라고 웃었다.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 대한 우승 욕심도 드러냈다. 국내 대회 우승에 대한 갈증도 심했다. 박인비는 “우승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 같다”며 웃은 뒤 “작년까지만 해도 한국에 오면 ‘아무 생각 없이 즐겁게 하자’는 마음이었는데, 올해부터는 욕심이 많이 생겼다”며 “한국 대회 수도 조금 늘리고 기회도 많이 가져서 팬들과 소통도 많이 하고 싶다. 첫 우승을 하기 전까지 그런 기회를 많이 갖겠다”고 우승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어 박인비는 “이번 대회에서 퍼트 감은 괜찮다. 하지만 샷 감이 한 달 정도 전부터 완벽하게 마음에 들지 않아 연습을 많이 했다. 오늘 샷 실수가 많이 없어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면서 “이번 대회에 성적이 잘 나오지 않더라도 샷 감을 꼭 찾아가고 싶다. 그래서 공 들여 연습하고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고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박인비는 18일 조별리그 2라운드에서 양채린(22)과 맞붙는다. 이 대회를 앞두고 부담스러운 상대로 꼽은 선수가 바로 양채린이다. 박인비는 “상대 스타일을 몰라서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내일 경기를 같이 하기 때문에 알아 가면서 경기를 할 계획”이라며 “오늘 테스트할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내일은 덜 긴장하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결 편안함 마음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