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미국과 필리핀 대 중국의 대결 양상을 보였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오는 19일에는 중국과 필리핀 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관련 합의점을 찾기 위한 협상에 나설 예정이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해결을 위한 중국-필리핀의 첫 양자간 대화가 오는 19일 중국 구이저우성 구이양(貴陽)시에서 진행된다고 밝혔다.
화 대변인은 또 중국-아세안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 행동선언' 추진을 위한 제14차 고위급 회의와 제23차 중국-아세안 고위급 회담이 각각 18일, 19일 구이양에서 개최된다고 전했다.
과거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상설중재재판소(PCA)에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중국을 제소하기도 했던 필리핀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집권 이후 중국과의 거리를 좁히며 실리 중심의 외교전략을 펼치고 있다.
중국도 이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지난 14~15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두테르테 대통령을 만나 "평화적으로 대화하는 방식으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화 대변인은 이에 대해 "양국 정상이 또 다시 대화와 협상으로 남중국해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면서 "이는 중국과 필리핀 양국, 역내 국가의 근본적 이익에 부합하고 남중국해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데도 보탬이 된다"고 높게 평가했다.
중국은 두테르테 대통령에 선물 보따리도 안겼다. 시 주석과 두테르테 대통령은 15일 필리핀 수도 마닐라 파시그강 2개 다리 건설에 중국이 5억 위안을 지원하는 협정을 포함해 양국간 협력 증진을 위한 다수의 협정,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번 중국 방문을 두고 "횡재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두테르테 대통령의 첫 중국 방문 때에도 150억 달러 투자, 90억 달러 차관 제공 등 240억 달러 규모 경제협력을 약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