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의회전문지 더 힐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미국 알래스카 주(州) 페어뱅크스에서 열린 북극이사회 장관급 회의를 폐막하면서 페어뱅크스 선언에 공식 서명했다.
페어뱅크스 선언은 기후변화가 북극에 미치는 영향을 인정하고 이를 억제하기 위해 신속한 행동에 나설 필요성을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이는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기조와는 배치되는 것이다.
그동안 '기후변화는 거짓'이라고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은 과도한 환경규제가 경제성장을 가로막는다고 비판하면서 대대적인 규제 철폐와 함께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대선 공약으로 내걸었으며, 취임 이후 그 공약을 하나씩 이행하고 있다.
틸러슨 장관의 이번 페어뱅크스 선언 서명으로 기후변화에 부정적인 미국의 입장에 변화가 있는 것인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실제 틸러슨 장관은 회의에서 미국이 현재 기후변화 등 여러 중요한 정책에 대해 재검토 작업을 하고 있다는 점만 밝혔다.
그는 "트럼프 정부는 현재 기후변화 이슈와 관련해 어떻게 접근할지를 포함해 몇몇 중요한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여러분 각자가 중요한 의견을 갖고 있는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여러분들의 우려를 이해하기 위해 시간을 갖고 있음을 알아주길 바란다"면서 "우리는 (기후변화 정책과 관련해) 서둘러 결정하지 않을 것이며, 미국을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극이사회는 북극의 환경보존과 지속가능한 개발을 목적으로 북극 관련 정책을 논의하는 정부 간 협의 기구로, 미국과 러시아, 캐나다,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스웨덴, 아이슬란드 등 북극에 영토를 가진 나라들이 회원국으로 참여하고 있다.
북극이사회 새 의장국인 핀란드는 이번 회의에서 기후변화의 심각성에 대해 불신을 드러내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를 향해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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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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