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vs 前FBI 국장 '정면충돌' 조짐…코미의 '입'에 시선집중
(워싱턴=연합뉴스) 이승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아리송하지만 의미심장한 경고를 날렸다.
이는 코미 전 국장이 자신과의 지난 1월 백악관 만찬과 두 차례 전화통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수사 대상이 아니며 FBI 국장직을 유지하고 싶다'고 말했다는 전날 NBC 인터뷰 내용에 대해 코미 측 인사들이 '거짓'이라고 반박한 데 대한 경고와 재반박의 차원으로 풀이된다.
상황이 더 악화하면 당시 자신과 코미 전 국장이 직접면담과 전화통화를 통해 나눈 발언의 녹취를 공개할 수도 있다는 위협인 셈이다
즉 코미 측 인사들이 취재원으로 등장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반박하는 내용의 언론보도가 쏟아지는 상황을, 코미의 의도에 따른 것으로 해석하고 직접 코미를 위협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코미와 가까운 FBI 인사들은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당시 백악관 만찬은 코미가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것이며, 코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말한 적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미 측 인사들은 또 두 사람의 1월 만찬의 목적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국장을 불러 '충성 맹세'를 받으려 했던 것이라는 주장까지 내놓는 등 현직 대통령과 전직 FBI 수장의 갈등이 정면충돌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녹음테이프'까지 거론하는 강수를 두고 나선 것은 이 같은 '충성 맹세 요구설' 보도에 격분한 데 따른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워싱턴 정가에선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해임과 러시아 스캔들로 타격을 받아 탄핵 국면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코미 국장이 다음 주 상원 정보위 청문회에서 비공개 증언을 통해 자신의 해임과 러시아 스캔들 수사 등에 대해 모든 내막을 밝힐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상원은 코미 국장에 비공개 증언을 일찌감치 요청해놓았지만, 코미 국장은 아직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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