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석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9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2타점을 올렸다.
2타점을 가져다준 그 유일한 안타가 팀에는 5-3 승리를 안기고, 상대 팀인 LG에는 7연승 행진에 제동을 건 일격이었다.
2-1로 앞선 6회 초 2사 만루에서였다. 김원석은 LG의 '돌아온 에이스' 데이비드 허프를 상대로 초구, 2구, 3구 내리 파울로 걷어냈다.
8번 차일목이 얕은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터였다. 1사 만루라는 절호의 기회가 헛되이 사라지지 않도록 김원석은 허프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그리고 7구째. 김원석은 허프의 빠른 공을 놓치지 않고 우익수 방면으로 타구를 날려 보냈다.
우익수 임훈은 맹렬히 뛰어왔으나 타구는 힘을 잃고 임훈의 발 앞에서 떨어졌다. 그 사이 2루, 3루 주자가 한꺼번에 홈을 밟았다.
스코어는 4-1로 벌어졌다. 승부의 추가 한화 쪽으로 기운 순간이었다.
9번 타자가 LG의 에이스 허프에 KO 펀치를 날린 셈이었다. 허프를 1군 테스트 성격으로 내보내 내침 8연승을 욕심냈던 LG의 구상에 재를 뿌린 안타였다.
김원석의 '스토리'를 떠올리면 더욱 극적이었다.
김원석은 한화에 투수로 입단해 타자로 전향했으나 방출당했다. 현역으로 군 생활을 마친 뒤 독립구단 연천 미라클에 입단했다가 한화에 재입단했다.
독립 야구단 출신의 무명 선수가 리그 최고의 투수를 격침한 것이라고 비유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김원석의 적시타로 점수 차를 3점을 벌린 한화는 LG의 추격을 뿌리치고 2점 차 승리를 거둬냈다.
팀은 2연승을 달렸고, 선발 이태양은 7경기 만에 첫 승리의 감격을 누렸다.
김원석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허프가 좋은 투수니까 못 쳐도 괜찮다고 생각했다"며 "내게 만만한 투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다소 구위가 떨어지는 투수들을 상대로는 나도 모르게 힘이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그렇게 못 쳐도 된다는 생각으로 자신 있게 스윙했다"고 덧붙였다.
김원석은 "사실 잘 맞았다면 우익수에게 잡혔을 타구였다. 기가 막히게 빗맞았다"며 "오늘은 내일보다 잘 쳐서 더 좋은 결과 만들어낼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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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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