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전 국장 해임 논란에 대한 언론 보도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며 언론브리핑을 취소하고 대응자료 배포로 대체할 가능성을 공개로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또다시 나오고 있는데 러시아와 트럼프캠프 간에 공모가 있었다는 얘기는 민주당이 자신들의 대선 패배를 변명하기 위해 조작해 낸 것"이라면서 "가짜 미디어들은 (조작된 보도를 하기 위해) 오늘 시간 외 근무까지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아주 수많은 일을 하는 매우 활동적인 대통령으로, 나의 대리인들이 (내 일거수일투족에 대해) 완전히 정확한 상태에서 연단에 서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면서 "정확성을 기하기 위해선 아마도 향후의 모든 언론브리핑을 취소하고 서면 대응자료를 배포하는 것이 최선일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언론이 코미 전 국장 경질 사건을 둘러싼 의혹을 부풀리고, 백악관 대변인은 이를 완벽하게 방어하지 못하면서 엉뚱한 논란이 이는 만큼 아예 언론브리핑을 중단하고 자세한 해명자료를 담은 서면 대응자료를 배포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는 주장인 셈이다.
AP 통신은 전날 코미 전 국장 해임의 계기와 결정 시기 등을 둘러싼 혼선을 지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이 딴소리를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례로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9일 코미 해임 건의 메모를 작성한 게 전적으로 법무부의 결정이라고 밝혔고, 다음날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과 로드 로젠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을 만나 코미에 대한 우려를 들은 후 이를 건의서로 작성하라고 요구했다며 다소 다른 뉘앙스로 설명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NBC방송 인터뷰에서 "법무부 건의에 상관없이 해임하려 했다"며 앞선 설명 들을 모두 뒤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언론을 '가짜 뉴스'라고 몰아세우며 맹공을 퍼붓긴 했으나, 구체적으로 브리핑 중단 가능성까지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코미 전 국장 경질 사건의 파문이 예상보다 커지는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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