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종합] '다큐멘터리 3일'이 간직한 10년의 기억…웃음+감동+재미의 3만6000시간

2017-05-1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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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사진=KBS 제공]


아주경제 김아름 기자 = ‘다큐멘터리 3일’이 지난 10년을 복기한다.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신관 웨딩홀에서는 KBS2 ‘다큐멘터리 3일’(이하 ‘다큐 3일’) 10주년 특집 ‘10년의 기억’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프로그램에서 내레이션을 맡은 배우 안정훈을 비롯해, 아나운서 이각경, 최재복 팀장, 황범하 PD, 김희근 VJ, 이수민 VJ, 박지현 VJ 등이 참석했다.
‘다큐멘터리 3일’은 지난 2007년 5월 3일 첫 방송 이후 500회에 걸쳐 10년동안 전국 팔도를 누빈 KBS ‘다큐멘터리 3일’ 67명의 PD, 25명의 작가, 78명의 VJ, 104명의 나레이터가 모여 지난 10년간 평범한 공간의 사람 사는 냄새를 담아냈다.

1500일, 3만 6000시간 동안 만나온 사람들을 2017년 5월 14일과 21일 총 2부작 특집 방송을 통해 만날 예정이다.

먼저 최재복 팀장은 “10년이란 시간의 무게는 적지 않다. 10년 동안 많은 이야기를 녹아냈고 많은 감동을 드렸던 프로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2009년 6월부터 ‘다큐3일’의 내레이션을 맡은 안정훈은 “처음엔 굉장히 생소하고 떨리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편안하게 읽어주세요라는 PD님의 말씀이 아직도 머릿속에 맴돈다”며 “항상 ‘다큐3일’ 녹화를 할 때마다 처음의 마음처럼 녹음에 임하고 있다. 벌써 1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 굉장히 기쁘고 감회가 새롭다. 더 열심히 노력하는 내레이터 되겠다”고 전했다.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동안 제작 환경도 분명히 변했을 터. 최재복 팀장은 “작년 9월부터 ‘다큐 3일’ 촬영을 맡고 있는데, 지난 10년동안 제작과정이나 프로그램 콘셉트가 변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의 일상에 벌어지는 사회의 일들을 담아내는 게 기본 정체성이고 그걸 잃지 않으려고 노력한다”며 “매 순간 순간 아이템에 대한 고민이 많지만 다양한 공간에서 사연들을 풀어내는 장소들은 많다고 생각하고, 그런 익숙한 공간들을 찾아다니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어 “거리의 촬영장을 찾아다니고 그런 일을 10년간 꾸준히 해왔고 그런 진정성이 사랑을 받는 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김희근 VJ는 “지난 10년동안 형식이나 포맷 변한게 없다. 카메라 장비 같은게 조금씩 변했을 뿐”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초반엔 ENG나 지미집 등이 있었는데 휴먼 다큐다 보니 사람들에게 밀접하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카메라가 큰 게 일반인들에게는 부담이 많이 돼서 소형 카메라로 바꿨다. HD로 넘어오면서도 카메라 장비가 바뀌었다”며 10년 동안 변한 부분들에 대해 설명했다.

아이템 선정에 대해 황범하 PD는 “아날로그적인 풍경을 많이 찾게 된다”며 “그 와중에서도 시대 정신을 많이 담고자 노력했다. 예를 들면 이명박 정부에 뉴타운 재개발이 진행됐을 때 모리내 시장 같은 재개발 예정지를 찾아가 서민들의 애환을 담아냈다. 또 최근까지 있었던 촛불 집회도 당일 낮까지 방송했던 촬영도 됐다”고 말했다.

이어 “故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봉하마을 3일과, 그 분이 돌아가셨을 때의 상황들을 담았던 기억이 있다. 기본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따뜻한 모습이지만 자세히 보시면 그 시대를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사람들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황범하 PD[사진=KBS 제공]


10주년 기념 특집 콘텐츠에 대해 황 PD는 “우리가 만났던 그 분들이 앞으로 어떤 삶을 살게 됐을까하고 궁금해지더라. 그래서 마침 10주년을 계기로 그 분들이 어떻게 살고, 인터뷰에서 말했던 장래희망들이 다 이뤄졌는지 궁금해서 의미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시 만났을 때 여전히 열심히 살고 있는 그 분들의 모습에 제작진이기도 하지만 시청자의 한 사람이기도 한데, 역시 많은 감동을 느끼게 됐던 것 같다”고 전했다.

10주년 특집 2부작 중 14일 방송될 1부에서는 10년 동안 화제가 됐던 사람들을 다시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 인천공항 꼬마통역사 레아, 신월동 고물상, 어린이 병동에서 만났던 현우, 분만실에서 태어난 쌍둥이, 무인가게를 운영중이던 장성 신촌마을 사람들까지. 다시 만난 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황 PD는 가장 변화가 많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첫 회 방송이었던 쌍둥이 아기는 10년이 지났으니 초등학생이 됐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과거 연로하셨던 분들이셨는데 여전히 건강하게 잘 지내실지 궁금했다”며 “또 신월동 고물상의 경우는 모든 PD와 제작진들이 저기는 꼭 가야 한다는 장소였다. 우리 사회의 복지 사각지대지만, 누구보다도 열심히 사는 분들인데 그 분들의 삶이 어떤 변화가 있을까 하는게 너무 궁금해서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또 “백혈병을 앓던 현우라는 어린이는 프로그램 초반에 나왔기 때문에 현우가 건강을 찾았을까 궁금해서 알아봤는데 다행히 건강하다는 소식을 들어서 좋은 소식을 시청자 분들에게 알려 드리면 좋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황 PD는 “레아의 경우는 ‘스타 골든벨’에 출연하기도 했다. 방송 끝나자마자 그 꼬마 연락처를 알 수 있느냐 해서 찍고 바빠서 연락처가 있고 확보를 해놓지는 못했는데 어쩌다가 연락이 가서 ‘스타 골든벨’도 출연했고 가장 많은 화제를 모았기도 했고 현재 16살인데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다”며 “수소문을 거쳐서 겨우 찾아내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취재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21일 방송될 2부에서는 영주 금광리 수몰지구,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만났던 서영이, 피맛골의 달걀상주 김철령 씨 등을 찾아가 그들의 모습을 전한다.

‘다큐3일’을 따뜻한 목소리로 지난 8년간 메인 내레이터로 활약하고 있는 배우 안정훈은 자신이 장수 나레이터로 활약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밝혔다.

그는 “500회 방송 가운데 가장 많은 프로그램을 했더라. 114회 정도”라며 “제가 오래 할 수 있었던 비결은 모니터를 통해 느껴지는 서민들의 삶의 애환과 웃음과 슬픔 등을 같이 공감을 해 가면서 녹음에 임했던 게 요인이 아니었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목소리지만 어떤 방송에서는 밝고, 또 어떤 때는 묵직하게 느껴지는 제 목소리를 들으면서도 의아하기도 했다. 모니터 속에 출연하는 서민들의 정서를 교류함으로서 좋은 녹음을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황범하 PD는 “안정훈 씨의 목소리를 들으면 듣자마자 선하다는 느낌이었다”며 “프로그램의 아날로그적인 모습이 주 내용이 되다 보니 안정훈 씨의 목소리가 떠오른다. 그래서 한 번 부탁드렸는데 목소리가 너무 선하고 프로그램에 잘 맞았다. 오버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게 프로그램의 아날로그적이고 따뜻한 느낌을 잘 살리기 때문에 PD들이 가장 선호하지 않나 싶다”며 안정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렇다면 ‘다큐3일’에 출연하는 많은 사람들의 특별한 점을 눈여겨 본 탓이었을까. VJ들은 촬영 뒷 이야기도 전했다.

이수민 VJ는 “뭔가 특별한 느낌이 있다. 그래서 그런 분들에게 말을 걸어보면 특별한 사연이 있긴 하더라. 그게 사람들을 많이 만나다보니 그런 것 같다”며 “제가 취재하면서 많이 이용하는 멘트이긴 한데, 중요한 시험을 앞둔 분들에게 ‘제 카메라에 찍히면 합격한다’는 말을 한다. 그런데 이 말이 거짓이라면 몰라도, 희한하게도 그 분에게 ‘저 합격했어요’라는 연락을 해오더라. 이런 마법같은 일들이 퍼져나가서 좋은 소식이 있었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고 밝혔다.

한편 ‘다큐멘터리 3일’은 매주 일요일 밤 10시 40분 KBS2를 통해 방송된다.
 

[사진=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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