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날 꽃·선물 어떻게 할까…대학 캠퍼스 '우왕좌왕'

2017-05-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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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는 간단하게…선물 대신 손편지·장기자랑·더치페이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오는 15일 '스승의 날'을 앞두고 대학 캠퍼스가 혼란에 빠졌다.

선물을 주고 받다가 청탁금지법에 저촉돼 처벌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스승의 날은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처음 맞는 기념일이어서 학생과 교수 모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축하행사를 열어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 묘안을 짜내고 있다. 교수들은 혹시 모를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릴까 우려하며 주변 눈치를 보고 있다.

12일 대전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교육부는 최근 스승의 날을 앞두고 청탁금지법 바로 알기 자료를 각 학교에 전달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법 적용 범위가 넓고 사례가 다양해 혼란스워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서울대병원 현직 교수들이 퇴임을 앞둔 교수에게 준 선물이 청탁금지법에 저촉돼 처벌받은 사실이 알려져 학생들의 부담이 적지 않다.

스승의 날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해 온 일부 학교 학생들은 뒤늦게 청탁금지법 조항을 챙겨보며 계획을 바꾸고 있다.

배재대는 학생들이 직접 제작한 영상메시지와 함께 교수에게 카네이션과 케이크를 전달하려던 이벤트 계획을 급히 변경했다.

청탁금지법 영향으로 학생 개인이 전달하는 카네이션과 케이크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벤트에 참가한 학생과 교수에게 주려고 했던 식사상품권도 물론 전달하지 않기로 했다.

학생들은 청탁금지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다양한 묘안을 짜내고 있다.

일부 학생은 손편지·영상메시지 발송과 공연, 장기자랑 등 돈을 들이지 않는 마음의 선물로 대체하고 있다.

학생들이 십시일반 모아 준비한 선물은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된 것이다.

대전대 식품학과 학생들은 스승의 날을 맞아 영상메시지를 제작해 전달하고 단체로 춤을 추며 스승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로 했다.

선물을 전달하며 꽃을 달아드린 지난해 축하행사와 대조적인 것이다.

한남대 국문학과 학생 100여명은 이번 스승의 날에 특별한 선물을 마련했다.

학생들이 직접 쓴 손편지를 책으로 만들어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로 했다. 축하행사를 마친 학생과 교수들은 함께 점심을 먹고 밥값은 각자 계산할 계획이다.

이 대학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때문에 학생과 교수 모두 민감한 반응을 보여 축하행사를 최대한 간단하게 준비하고 있다"며 "교수들은 그냥 넘어가자고 하지만 학생들 입장에선 모른 척 그냥 넘길 수 없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youngs@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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