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대변인, 코미 해임사태 와중 예비군 훈련갔다 경질 위기

2017-05-12 0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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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스파이서 '대타' 부대변인의 활약에 만족…승진 발탁?

(워싱턴=연합뉴스) 심인성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인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사태 와중에 해군 예비군 훈련으로 자리를 비웠다가 아예 잘릴 위기에 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스파이서 대변인의 '대타'로 정례 브리핑 무대에 선 여성 부대변인 새라 허커비 샌더스(34)의 '활약'에 크게 만족해하면서 대변인 승진 발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1일(현지시간) 백악관 관리 3명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몇 주 동안 선임고문 등 핵심 참모들에게 백악관 대변인 교체 여부를 문의해 왔다면서 그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5일 있었던 샌더스 부대변인의 첫 브리핑을 보고 맘에 들어 했다고 보도했다.

한 백악관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샌더스 부대변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면서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샌더스 부대변인이 전날 코미 전 국장 해임 관련 브리핑에서도 비교적 잘 방어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 스파이서 대변인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아 온 트럼프 대통령의 눈에 샌더스 부대변인이 들어온 것이다.

해군 예비군 출신이면 1년에 10일간 의무적으로 받게 돼 있는 해군 예비군 훈련과 관련해서도 스파이서 대변인이 미리 이번 훈련에 불참하고 백악관에 남아 국정을 돕겠다고 제안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거절했다고 2명의 정통한 소식통들이 전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그간 여러 차례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를 거스르는 '실수'를 저질렀다.

대표적인 예로 정권 출범 첫날인 지난 1월 20일 첫 정례 브리핑 때 트럼프 대통령이 싫어하는 CNN 방송의 기자에게 질문권을 주고 공방을 벌인 것, 또 지난 2월 맏딸 이방카를 공개로 옹호한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이 '주의 조치를 받았다'(counseled)고 공개 언급한 것 등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스파이서 대변인은 코미 전 국장 해임 당일인 지난 9일 저녁 백악관 영내에서 한 방송사와 인터뷰를 마친 직후 건물로 바로 들어가려다가 진을 치고 있는 기자들을 피하느라 덤불 속에 몸까지 숨긴 것으로 알려져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샌더스 부대변인은 자신의 대변인 승진 발탁 가능성 관련 질문에 "이것은 또 하나의 터무니없는 이야기"라면서 "스파이서 대변인은 일을 아주 잘하고 있고 나는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이 좋다"고 일축했다. 샌더스 부대변인은 이번 주까지 스파이서 대변인을 대신해 정례브리핑 무대의 마이크를 잡는다.

sims@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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