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해고 위기에 처한 프랑스의 자동차 부품공장 노동자들이 공장을 폭발시키겠다고 위협하는 등 과격시위를 벌여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이후 기업의 고용과 해고를 더 쉽게 하는 방향의 노동시장 유연화를 첫 과제로 추진할 방침이어서 프랑스 노조와 정부의 강 대 강 대치가 예상된다.
11일(현지시간) 현지언론에 따르면 프랑스 중부 크루즈 지방의 자동차 부품기업 GG&S의 공장 근로자들이 이날 정리해고 반대 시위를 하면서 용접기로 기계를 파손하고 공장의 액체산소탱크 위에 석유통을 매달아 놓은 채 "공장을 폭파하겠다"고 경고했다.
280명의 근로자가 일하는 이 공장은 작년 12월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간 상태다. 경영난으로 파산한 이 공장은 매각협상 대상자를 찾지 못해 현장 근로자들이 정리해고를 당할 처지에 놓여 있다. 프랑스 정부가 개입한 매각협상도 실패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원들은 프랑스 자동차 제조사인 르노와 푸조시트로앵이 공장의 매각협상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이들이 부품을 터무니없이 적게 공급받아 경영난을 더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GM&S 노조 뱅상 라브루스 위원장은 AFP통신에 "지난 6개월간 싸워왔는데 이 지경까지 왔다. 우리는 해고될 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정리해고를 하면 공장은 산산조각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마크롱 대통령 당선인에게 공장의 매각협상에 직접 개입해달라는 요구도 했다.
그러나 마크롱 당선인은 오히려 프랑스의 노동시장이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면서 근로자해고 요건 완화 등 대대적인 노동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마크롱은 대통령취임 이후 노동법 개정안을 대통령 행정명령 형태로 의회의 동의 없이도 밀어붙일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노조들이 반발하고 있다.
노동총동맹(CGT) 등 프랑스 주요 노조들은 새 정부가 노동시장 개혁을 강행하면 강력한 총파업에 직면할 것이라며 파리 도심 등지에서 산발적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도 & 시에 은행의 브뤼노 카발리에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크롱의 노동 유연화 계획이 노조들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면서 "마크롱의 첫 정치적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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