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고령층 금융 소외 딜레마

2017-05-12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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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은행들의 비대면 거래가 강화되는 가운데 고령층 고객에 대한 고민이 깊다. 수익성 낮은 점포 통폐합 작업으로 고령층의 금융 소외 문제가 불거지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이 비용 감축을 위해 점포 수를 계속 줄여 나가고 있어 고령층의 금융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실제 금융감독원 통계를 보면 지난해 말 현재 전국 은행 영업점 수는 7103곳으로 지난 한 해 동안 175곳이 문을 닫았다. 올해 역시 한국씨티은행이 전체 점포의 80% 수준인 101곳을 없애기로 하는 등 이 같은 추세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은행이 고령층을 감안해 무작정 점포를 없앨 수만은 없다는 점이다. 고령층의 경우 모바일뱅킹 활용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영업점이 문을 닫으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게 된다. 특히 점포 수가 많지 않은 지방의 경우 이 같은 우려가 더욱 심각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60대 이상의 모바일뱅킹 이용 비율은 13.7%에 불과하다. 인터넷뱅킹 이용 비율은 60대가 14%, 70대 이상은 4.3%에 그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노인의 경우 스마트폰 활용이 익숙지 않고, 아직도 대면 거래를 더 편하게 생각한다"면서 "특히 지방은 지점 수가 적기 때문에 수익성이 낮은 지점을 접고 싶어도 고령층 고객에 대한 우려로 쉽게 폐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면거래에 한 해 수수료를 부과하는 것 역시 고령층에게만 부담을 지워질 수 있어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 주로 창구에서 거래하는 고객 대부분이 고령층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창구 거래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하려고 해도 고령층에게만 부담이 갈 수 있어 도입을 하는 데 있어 신중할 수밖에 없다"며 "사실 고령층이 창구에서 이용하는 서비스는 단순 업무에 불과하기 때문에 수익성을 생각하기보다 서비스 차원에서 제공한다고 보는 것이 맞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금리와 수수료뿐만 아니라 상품과 서비스, 정보 제공과 커뮤니케이션 등에서 고령층 등 일부 소외 계층의 금융 소외는 더욱 심화된다"며 "금융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적극적인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사회안전망 구축 차원에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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