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이번 19대 대선에서 패배한 국민의당은 지도부 총사퇴로 쇄신에 나선다. 안철수 전 대선후보도 당분간 행보를 자제할 계획이다.
특히 당의 지역적 기반인 호남에서 참패한 것을 당에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모양새다. 벌써부터 바른정당과의 통합 또는 민주당으로의 회귀 등의 얘기가 나온다.
박 대표는 먼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면서 "몇 가지 패인이 있지만 모든 책임은 다 제가 지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새로운 모습의 당으로 나아가자고 제안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 원내대표 임기가 완료되고 다음 주쯤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한다"면서 "새롭게 선출된 원내대표에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권한을 위임해 현 상황을 풀어가자"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11일 오전 중으로 당 최고위원과 소속 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열고 지도부 총사퇴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의결이 되면 곧바로 신임 원내대표 선출 절차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안철수 전 후보도 당분간 정치 행보를 자제할 예정이다. 안 후보는 이날 해단식에서 "저는 패배했지만 좌절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패배의 경험을 대한민국의 변화와 미래를 위한 자산으로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후 계획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안 전 후보는 "재충전의 시간을 당분간 가지겠다"는 대답만 반복하며 말을 아꼈다. 이미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만큼 당분간 국정운영의 흐름을 지켜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 총선에서 '녹색 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의 지지기반은 호남이다. 그러나 이번 대선에서 호남권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몰표를 몰아주면서 국민의당의 존립기반이 흔들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당의 규모와 세력기반 강화를 위해 바른정당과의 통합 또는 민주당과의 통합론이 당 안팎에서 제기된다.
박 대표는 기자들에게 "당에서도 그런 얘기가 나오는 건 알지만 (자세한 것은) 모른다"면서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있는데 거기에 부화뇌동하거나 같이 블루스를 추면 끝나는 거다. 현재 당내 결속과 야당으로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어떻게 문 대통령과 협력하고 견제할 것인지를 잘 봐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