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보수가 패했다. 제19대 대통령으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보수진영의 후보로 나선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와 중도 보수층의 표심을 공략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모두 패배의 쓴 잔을 삼켜야 했다. 후보들은 개표 초반부터 문 후보의 압승이 예상되자 일찌감치 패배를 시인하며 결과에 승복했다.
2위로 고배를 마신 홍 후보는 9일 밤 10시 30분께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선거 결과는 수용하고 자유한국당을 복원한 데 만족하겠다"고 밝혔다.
홍 후보는 기자회견 도중 굳은 얼굴로 말을 잠시 멈추는 등 침통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회견장에 있던 일부 지지자는 "(결과에) 절대 수용하면 안 된다. 3일이 걸려도 수개표를 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3위에 머무른 안 후보도 역시 비슷한 시각, 국회 헌정기념관에 마련된 당 개표 상황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담담한 얼굴로 들어와 선거대책위원회 지도부 및 당직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후 "국민의 선택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 사실상 대선 패배를 인정했다.
안 후보는 "변화의 열망에 부응하기에는 많이 부족했다"면서 "대한민국이 새로운 대통령과 함께 미래로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지해주신 국민 여러분, 당원, 당직자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린다"면서 "대한민국의 변화와 미래를 위해서 더욱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역시 보수 후보로 나선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10%의 벽을 넘지 못했다. 소속 의원들의 탈당, 단일화 압박 등 험난한 대선 기간을 보냈던 유 후보는 오후 11시 30분경 여의도 당사를 찾아 "저에게는 힘들고 때로는 외로운 선거였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저를 지켜주신 국민들 덕분에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올 수 있었다"고 국민에게 감사를 전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원내정당 5명의 후보 가운데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했지만 진보정당 역사상 대선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올리는 쾌거를 기록했다. 심 후보는 오후 9시가 지나 여의도의 당 개표 상황실을 방문해 "이번 선거는 우리 정의당의 새로운 도약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