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취임 넉 달째에 접어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움직임이 벌써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그러나 미 국민은 대선 기간이 너무 길다며 1년 미만으로 줄어야 한다는 여론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미 주간지 타임은 5일(현지시간) 미 공공청렴센터(CPI)가 연방선거위원회(FEC)에 신고된 선거자금 지출 기록을 분석한 결과를 인용해, 친(親) 트럼프 성향의 슈퍼 팩(Super PAC·특별정치활동위원회)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이미 100만 달러(약 11억 원)의 자금을 지출했다고 보도했다.
슈퍼팩은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민간 정치자금 지원단체이지만 기부자의 익명이 보장되고 무제한으로 모금해 후보 지지 활동을 할 수 있다. 미 대선이 천문학적인 자금이 투입되는 '쩐(錢)의 전쟁'이 된 것은 슈퍼팩 탓이라는 지적이 많다.
트럼프 재선 지원에 나선 슈퍼팩은 '위대한 미국'(Great America)과 '대통령 방어 위원회'(Committee To Defend The President), 그리고 회계담당자과 정치컨설턴트, 변호사 등이 동일한 몇몇 슈퍼팩이 합쳐진 형태인 '하이브리드'형 슈퍼팩 등이라고 타임은 소개했다.
이들 슈퍼팩은 트럼프 지지자와 기부자를 모집하기 위한 이메일 보내기, TV·라디오·디지털 광고 등에 100만 달러를 사용했다고 신고했다.
타임은 "매우 빠른 속도이고 너무 많은 지출"이라며 "미 선거 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지난 1월 취임 후 선거자금 모금 활동을 지속하며 이미 재선 의사를 확고히 하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15일 FEC의 선거자금 보고서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 진영이 올해 1∼3월 710만 달러(약 81억 원)를 모금했다고 보도했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찌감치 재선을 노리고 선거자금 모금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에도 선거 유세를 방불케 하는 대형 지지자 집회에 참석해 연설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그는 취임 100일을 맞은 지난달 28일 역대 대통령과 달리 백악관 출입기자 만찬에 참석하지 않고, 대신 펜실베이니아 주(州) 해리스버그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했다.
그러나 미국민은 대선 운동이 장기간 펼쳐지는 것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공공청렴센터와 공동 조사해 지난달 24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응답자의 65%가 선거운동 기간이 축소돼야 한다고 응답했다. '제한을 둬선 안 된다'는 답변은 23%였다.
특히 운동기간 축소를 요구한 이들의 80%는 '1년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고 답변했다.
또 지난해 대선을 촌평해달라는 질문에는 "너무 길었다"(too long)"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길었다"(long), "미쳤다(crazy)", "나빴다"(bad) 등이 뒤를 이었다고 입소스는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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