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되고 더 이상의 TV토론도 없다. 깜깜이 선거 기간이다. 장미대선까지 남은 날은 나흘, 후보들은 어느 때보다도 총력을 기울여 막판 스퍼트를 내고 있다.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에게는 보수 또는 중도층의 표심을 잡을 만한 반전카드를 꺼내들어야 할 시점이다. 캠페인 방식을 바꾸고 '개혁공동정부'론을 강조하고 있지만, 보다 뚜렷한 메시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 후보는 이날부터 유세 방법을 바꿨다. '걸어서 국민 속으로 120시간'이라는 제목으로 도보와 대중교통을 활용해 국민들과 소통하겠다는 전략이다. 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으로 이를 온라인상에서 중계도 한다. "후보의 강력한 캠페인 변경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는 게 김성식 선거대책위원회 전략본부장의 말이다.
이는 위기감을 반영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조선일보 의뢰로 칸타퍼블릭(옛 미디어리서치)이 지난 1~2일 대선후보를 상대로 여론조사해 이날 발표한 결과를 보면, 문 후보가 38.5%로 1위를 유지한 가운데 홍 후보가 16.8%로 안 후보(15.7%)를 오차 범위 내에서 추월했다. 해당 조사 결과는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9%포인트(1147명 전화 응답)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안 후보는 자신의 '개혁공동정부론'을 설파하며 부동층에게 '전략투표'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만약 문재인 이기는 게 목표가 아니라 보수의 희망을 만드시는 게 목표라면 유승민 후보 찍어달라. 제가 당선되면 유승민 후보와 꼭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만약 진보의 목소리가 더 커지는 게 좋다는 분들은 심상정 후보 찍어달라. 제가 당선되면 심상정 후보에게도 개혁공동정부 참여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저 안철수가 대통령이 되면 남경필·안희정·원희룡·김부겸·이재명·박원순을 포함한 젊고 유능한 정치인들과 개혁공동정부 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당에서는 '숨은 표심'에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김영환 국민의당 미디어본부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밴드왜건(우세 후보에게 표가 쏠리는 현상)으로 흐를 수 있는 20% 내외의 부동층이 있고, 여기에 안 후보를 향한 지지율 15%가 묻혀 있다"고 주장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안 후보가 보수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는 대북 안보에 대한 뚜렷한 메시지 전달이 중요하다"면서 "안 후보와 홍 후보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중도 보수층의 의사결정을 도울 만한 명확한 안보관을 밝힐 때"라고 말했다.
배 본부장은 이어 "호남에서는 문재인 후보와의 차별화를 강조해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결집시킬 수 있는 입장 표명이 추가로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