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일이 넘는 시간 세계 42개 나라를 돌며 사람들을 만나고 돌아왔다.
유동우(인하대 언론정보학과 4년,사진) 씨는 “우물 안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여행의 시작을 말했다.
제대 후 여행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각종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장학금과 용돈 등을 모아 1천500여 만원을 만들었다.
유럽으로는 가지 않았다. 아프리카와 중동 지방이 주된 여행지였다.
수 십 나라를 돌았지만 많은 나라 중 다시 갈 곳을 선택하라면 주저 않고 파키스탄을 꼽는다. 위험할 것이라는 사람들의 걱정과 달리 주민들은 친절하고 따뜻했다.
아니, 어느 나라에 가든 낯선 이방인을 반갑게 맞아줬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이동 중에 만난 소말리아 난민 형제와 함께 그들이 사는 집에서 며칠을 머문 적이 있다.
십 여 명이 넘는 대가족이 사는 집이었다. 가족들은 손님이 왔다며 방 하나를 통째로 내주며 자신들은 집 밖에 간이침대를 두고 밤을 보냈다. 술이며 음식이며 멀리서 친척이라도 찾아온 듯 대해줬다.
콜롬비아에서는 간이침대 5개 정도를 둔 일종의 게스트하우스를 단기간 운영하기도 했다. 숙박은 무료로 제공했다. 대신 오고가는 세계 여행자들과 ‘무료’로 정보를 나눌 수 있었다.
오랜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니 ‘나이 많은 4학년’이라는 걱정스러운 시선을 접할 때가 많다. 하지만 예전처럼 조급한 마음은 사라졌다. 세상에 뛰어들었고 사람들을 만났고 도전할 수 있는 마음을 얻었다.
카메라에 담은 사진들은 전시회를 열어 사람들과 감동을 나눌 예정이다.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 본 지구 반대편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오는 6일부터 9일까지 인천 중구 한중문화관 별관 1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지구 반대편 사진전’을 제목으로 사진 40여 점을 전시한다.
유동우 씨는 “취업을 해야한다는 압박 때문에 찬란한 대학시절을 공부만 하면서 보내야 하는 것이 아깝다면 한 번 떠나보라고 권하고 싶다”며 “비록 지금은 여행 뒤 추억만 남아있지만 그 경험이 언젠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꼭 도움이 되는 시간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유 씨는 지난 1일 최순자 인하대 총장과 만남을 갖고 자신의 경험을 나눴다. 이 자리에서 최 총장은 “자신이 주도적으로 계획하고 이를 실행에 옮겨 전시회까지 여는 모습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이런 경험들을 동료들에게 전해줄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보다 많은 이들에게 좋은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