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녹색당 '시내버스 준공영제' 이미 실패한 제도

2017-05-02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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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진순현 기자= 제주녹색당은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이미 실패한 제도”라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제주도는 지난 25일 '대중교통체제 전면 개편 버스 노선안'을 발표하고, 5월 1일부터 14일까지 최종 주민공람을 실시한다.

30년 만에 전면 개편된다는 대중교통체제 개편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시내버스 노선을 개편하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노선 개편을 위해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제주녹색당은 2일 논평을 내고 “문제는 준공영제에 있다”며 “노선 개편을 통해 시민의 편의성이 높아지는 반면 버스 회사는 운행 적자가 발생하게 된다. 운행적자는 행정에서 부담해 줄 테니 노선 개편에 따라오라는 당근이 준공영제인 셈이다.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2004년 서울에 처음 도입된 이후 부산, 대전, 대구, 광주, 인천 등에서 시행되고 있는 제도로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논란이 끊이지 않는 문제의 제도”라고 지적했다.

반면 “시내버스의 노선 개편에 대해서는 대체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원래 취지는 시내버스의 공공성을 살리기 위해 노선은 행정이 배분하고, 효율성을 살리기 위해 운영은 민간에 맡긴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준공영제는 시민 편리성은 확보했지만 경영 효율성은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제도”라고 비판했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해까지 누적 재정지원금이 2조7359억 원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전액 지급한 것이 아니다. 지난해까지 재정지원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함에 따라 시내버스 회사가 은행권에서 대출받은 대출원금이 2690억 원에 이르고 이에 대한 이자비용으로 지출한 금액도 200억 원이 넘는다. 서울시처럼 지방재정이 그나마 튼실한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시내버스 준공영제로 인한 적자 분을 보전하지 못해 대출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은 “결국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실시하는 많은 지역들이 준공영제 이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정 적자로 대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해결책은 나오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들은 “준공영제의 재정 지원정책이 경영을 효율화할 필요성을 없애기 때문이다. 경영을 잘하나 못하나 수익이 똑같다면 경영혁신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다”며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애초 계획과 달리 효율성이 떨어지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이들은 또 “준공영제 시행 시 재정지원의 기준이 되는 시내버스 표준운송원가 책정도 재정적자의 원인이 된다”며 “표준운송원가는 시내버스 1대를 운영할 때 들어가는 비용을 말한다. 여기에는 기사의 임금을 비롯해 경영진의 임금, 시내버스의 감가삼각비, 유류비, 수리비 등 시내버스 한 대를 기준으로 표준경비를 산출하게 된다. 문제는 표준경비의 산출과정에 참여하는 제주도와 시내버스 회사 간의 정보의 비대칭성에 있다. 표준운송원가 산출시 행정은 기존 시내버스 업체의 목소리 위주로 원가를 책정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외에도 시내버스 준공영제는 시내버스 현금 수익금의 투명성 확보나 안정적인 직장이 될 시내버스 기사 채용 과정에서 불거지는 채용비리 문제, 시내버스 경영진과 노조 간의 단합으로 인한 문제 등 구조적 문제점을 산더미처럼 안고 있는 제도”라며 “이미 검증이 끝난 문제투성이 준공영제를 뒤늦게 도입하겠다는 것은 행정 안일주의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준공영제는 시내버스 노선처럼 변경될 수 있는 제도가 아니다. 한 번 도입하면 변경이 사실상 불가능한 제도”라며 “제주도는 시내버스를 시민들의 발로 만들기 위해 준공영제와 공영제 중 선택을 해야 한다. 제주도는 원천적으로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준공영제 대신 공영제를 선택해 시내버스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또한 “추진에 다소 시간이 걸려 느리게 진행되더라도 공영제를 통해 운영의 투명성과 시민의 편리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안을 선택해야 한다”며 “가칭 제주교통공사를 설립해 시내버스 공영제의 출발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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