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상원 박의래 기자 = 7∼12세 중 은행 계좌가 없는 어린이들도 있지만, 통장 잔고가 1억 원이 넘는 어린이 계좌도 200개가 넘었다.
2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민병두(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보면 7∼13세 미만의 은행 계좌는 216만1천597개였고 이들 계좌의 총 잔액은 2조3천870억원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7∼13세 미만 인구가 271만8천759명이어서 이 연령층 중 은행 통장이 없는 어린이도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7∼13세 미만 어린이 계좌의 평균 잔액은 110만원이었다.
설·추석 명절이나 어린이날, 크리스마스, 생일 등에 받은 용돈 등을 꾸준히 모은 규모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잔액이 1억원이 넘는 계좌도 적지 않았다.
7세 이상 13세 미만의 계좌 중 잔액이 1억원이 초과하는 계좌는 224개였고 이들 거액 계좌의 전체 잔액은 549억원이었다. 평균 잔액은 2억4천500만원이었다.
이는 일반 가구 금융자산의 2.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12월에 발표된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으로 일반 가구의 금융자산은 9천400만원이었다.
은행 통장 유무는 물론 통장 잔액 차이 등 금융거래의 첫 출발부터 격차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7∼13세 미만 계좌 중 잔액이 1억원 이상인 계좌는 '금수저'들의 불법적인 증여 수단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무당국이 모든 어린이 계좌를 일일이 점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모나 할아버지·할머니 등이 자녀, 손주 등에게 현금을 증여할 때에는 미성년자의 경우 2천만원을 넘어서면 증여세 대상이 된다.
7∼13세 미만 어린이 계좌 중 가장 비중이 큰 잔액 구간은 1천만원 이하였고 해당 계좌는 213만356개로 전체의 98.6%였다.
이들 계좌의 평균 잔액은 84만원이었다. 대다수 보통 어린이의 계좌에는 80만원 조금 넘는 돈이 들어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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