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와 주요 도시에서 노동절인 1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와 친정부 집회가 각각 열렸다.
반정부 시위대는 선거관리위원회나 대법원 등 정부 주요기관 앞으로 집결하라는 중도 우파 야권 지도자들의 지시에 따라 해당 기관을 향해 행진했으나 군과 경찰의 저지를 당했다.
군과 경찰은 반정부 시위대의 행진을 막기 위해 카라카스에 있는 전철역 30곳을 폐쇄하고 주요 도로에 철제 장애물을 설치했다.
빨간 티셔츠를 입은 정부 지지자들도 카라카스 중심가에 있는 볼리바르 광장에 모여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고 사회주의 혁명 정신을 이어가자고 다짐했다.
정부는 정부 지지자들과 반정부 시위대 간의 충돌을 막고자 친정부 집회 장소 인근에 수백 대의 버스를 투입해 차 벽을 설치했다.
베네수엘라 야권과 지지자들은 경제난 속에 최근 대법원의 의회 입법권 대행 시도와 차기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야권 지도자의 15년간 공직 선거 출마 금지에 대해 독재를 위한 쿠데타라고 강력히 반발해왔다.
반정부 시위대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비롯해 조기 대선 실시, 정치범 석방, 의회 자율권 보장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에 이어 이달 들어서도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반정부 시위와 약탈 등으로 군인과 반정부 시위자 등 최소 29명이 사망하고 약 500명이 다쳤다. 1천500여 명이 폭력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마두로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의 석유 이권을 노리는 미국의 물밑 지원을 받는 야권이 식품과 생필품난 해소 등 경제난과 정국혼란 해소에는 협조하지 않은 채 정부 전복과 권력 찬탈에만 열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전날 내년 말인 대선을 앞당겨 실시하라는 야권의 조기 대선 실시 요구를 일축하는 대신 작년 말에 실시되려다가 연기된 지방선거를 연내에 실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또 정국혼란을 해소하기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안한 대화 중재 노력에 대해 환영했으나 야권은 먼저 선거일정이 제시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교황의 제의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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