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빠진 우병우 첫 재판… 검찰 공소사실만 주장, 내달 2일 2차 준비기일

[유대길 기자, [e-mail]]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존재를 알고도 이를 묵인하고 문화체육부 인사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첫 재판이 30분도 채 걸리지 않은 채 끝났다.

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열린 우 전 수석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변호인 측은 공식적인 의견을 내놓지 않았다. 사건 기록을 검찰로부터 모두 열람·복사하지 못해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게 이유였다. 

당초 검찰의 공소사실 및 증거를 둘러싸고 변호인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됐지만, 검찰 측이 공소사실만 주장하고 28분만에 예정된 일정을 마무리했다.

다만 변호인 측은 "구속영장 청구서에 있는 내용을 토대로 공소사실을 다투는 취지"라고 설명해 혐의 사실을 인정할 수 없으며 향후 적극으로 다툴 것임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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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내달 2일 오전 10시 2차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연 뒤 공판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기록 1만여 쪽을 변호인 측이 열람·복사하는 시간 등을 고려한 것이다.

이날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쟁점을 정리하고 전체 일정을 조율하는 공판준비기일인 탓에 우 전 수석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우 전 수석은 국정농단과 관련해 최씨의 존재가 알려지고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감찰 등의 조치를 하지 않고 은폐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또 이석수 당시 특별감찰관이 두 재단의 강제 모금 의혹 내사와 우 전 수석의 가족회사 '정강'에 대해 조사를 벌이자 이를 방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청문회에서 세월호 수사팀의 해경 압수수색에 개입해놓고도 "단순히 상황만 파악했다"고 허위 증언하고, 문체부 국·과장 6명과 감사담당관의 좌천성 인사 조치 등 직권을 남용한 혐의도 있다.

변호인 측은 2회 공판준비기일만으로 부족하다고 요청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신속한 사건심리의 의지를 밝혔다. 재판부는 "현재로서는 공판준비기일은 2회만 진행할 생각"이라고 기존 방침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