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의 존재를 알고도 사안을 축소·은폐하려 시도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의 재판 첫 준비절차가 1일 열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는 이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강요, 직무유기, 특별감찰관법 위반,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우 전 수석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에 앞서 혐의를 둘러싼 검찰과 피고인 측 의견을 확인하고 쟁점을 정리하는 절차다.
앞서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이 2차례나 기각된 만큼 검찰과 변호인 간 치열한 법리 다툼이 전망된다. 법원은 지난달 12일 두 번째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혐의 내용에 관하여 범죄 성립을 다툴 여지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우 전 수석은 수사 단계부터 무죄를 주장해온 것과 마찬가지로 혐의를 부인할 것으로 예측된다. 영장 기각 후폭풍으로 '부실수사' 논란에 직면한 검찰은 혐의 입증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이날 우 전 수석이 직접 법정에 나올지는 미지수다. 정식 공판과 달리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없다.
우 전 수석은 지난해 최씨의 존재가 알려지고 미르·K스포츠재단 강제 모금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직무 감찰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진상을 은폐하려 한 혐의를 받는다.
또 이석수 당시 특별감찰관이 재단 강제 모금 의혹 내사와 우 전 수석의 가족회사 '정강'과 관련된 개인 비리 의혹 조사를 벌이자 '감찰을 그만두지 않으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위협해 특별감찰관의 직무수행을 방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우 전 수석은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과장 6명과 감사담당관 백모씨를 좌천시키도록 외압을 행사한 혐의,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 대응이 적절했는지 검찰이 수사에 나섰을 때 압수수색에 개입하고도 국회에서 위증한 혐의도 받는다.
같은 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국정 농단' 재판도 증인신문을 이어가며 바쁘게 굴러간다.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비선진료' 김영재 원장 측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의 공판을 연다.
이날 재판에는 김 원장의 부인 박채윤씨와 처남 박모씨가 증인으로 나와 안 전 수석에게 금품을 건넨 경위와 금품 성격에 대가성이 있었는지 증언한다.
안 전 수석은 2014년 8월∼2016년 5월 4천900만원 상당의 금품(명품 가방·무료 성형시술)을 받은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대가성이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는 이화여대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의 재판에 함모 교수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재판부는 이날 증거조사를 마무리하고 피고인신문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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