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5·9 '장미대선'을 열흘 앞둔 29일 야권의 심장부인 호남지역에서 총력전을 펼쳤다.
문 후보는 이날 자신이 호남정신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계승할 적임자임을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광주 충장로에서 열린 유세에서 "광주와 함께 핍박 받고, 광주와 함께 살아온 후보는 문재인 뿐"이라면서 "광주시민과 문재인, 몸은 다른 곳에 있었지만 정신은 하나였다. 이것이 바로 광주정신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광주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면서 기억하는 역사, 문재인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면서 기억하는 역사가 꼭 같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김 전 대통령은 평생 '빨갱이'라는 소리를 들지만 이겨냈다"면서 "저도 '종북 좌파'로 지긋지긋하게 시달리고 있다. 그래도 국민은 안보를 제일 잘할 후보로 제가 1등이라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선거가 조금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면서 "김대중 정신을 계승한다는 후보가 색깔론, 종북몰이에 동참하고 있다. 보수표를 받으려고 햇볕정책을 계승한다고 똑 부러지게 말을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햇볕정책에도 공과가 있다', '6·15 남북 정상회담도 공과가 있다', '북핵 위기에 김대중·노무현 정부도 책임이 있다는 후보를 믿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목포 평화로 유세에서도 "호남 민주화의 역사과 함께 했다"면서 "호남 아들 자격이 있다고 인정해 주시겠나"라고 호소했다.
순천 연향동과 익산역 동부광장 유세에서도 "민주당이 지난 총선 때 호남에서 호되게 야단을 맞았지만 그게 좋은 약이 돼서 (지금) 호남 바깥에서는 훨훨 날고 있다"면서 "호남에서 좀 더 밀어주시면 집권 여당이 되지 않겠나"라고 호소했다.
문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개혁 공동정부 구상'에 대해 "자유한국당, 바른정당과 권력을 나누는게 통합인가. 오로지 선거에서 이기고 보자는 정치공학이고 적폐연대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문 후보는 특히 안 후보가 국무총리 추천을 국회 교섭단체 간 합의에 맡기겠다고 한 데 대해 "그쪽에 총리를 내주고 장관을 내 주는 것이 통합인가"라면서 "저는 정치세력끼리 손 잡는 것은 국민통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호남고립, 광주고립 무엇 때문이었나"라면서 "비호남 정치세력의 연대가 권력을 나누면서 호남을 고립시키고 국민을 편 가르기 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대.
문 후보는 "부정부패, 정경유착을 확실하게 뿌리 뽑는 게 국민통합이고, 힘 없고 백 없는 사람도 원칙을 지키면 잘 사는 세상이 국민통합"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희망과 미래는 이해타산을 앞세우는 정치공학에서 나올 수 없다. 희망과 미래를 오직 국민 속에서만 나온다"면서 "1980년 광주가 그랬고, 지난 겨울 촛불도 그랬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국민만 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국정운영은 대통령 혼자서 하는 게 아니다. 원내 제1당 민주개혁세력의 몸통, 김대중·노무현을 잇는 적통, 두번의 국정경험과 수권능력을 갖춘 정통야당이 민주당"이라면서 "민주당과 함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광주 유세에는 추미애 대표 겸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이해찬 공동선대위원장, 김 전 대통령의 삼남인 김홍걸 국민통합위원장도 참석했다.
목포 유세장에서는 연설에 앞서 지지자들과 함께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을 했다.
한편 문 후보는 이날 아침 익산행 KTX에서 자리를 잘못 찾는 실수 덕분에 배우 이선균씨와 '깜짝 조우'했다. 문 후보는 신작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 홍보차 광주로 함께 내려가던 이씨와 그의 동료배우 안재홍·김희원씨와 기념 사진을 촬영했다고 문 후보 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