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호 "최순실, 박 전 대통령에게 영재센터 지원 요청"

2017-04-2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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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비선 실세' 최순실씨(61)의 뇌물죄 4차 공판에서 조카 장시호씨38)가 법정 증인으로 나와 "최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을 요청했고, 삼성은 박 전 대통령 요구에 후원금을 지급했다"고 증언했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최씨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4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장씨는 이같이 주장했다.

이날 장씨 증언에 따르면 최씨는 당시 장씨와 박 전 대통령에게 영재센터 사업계획서를 전달하기 위해 관계자 1명을 자택으로 불러 이튿날까지 문서를 만들 것을 지시했다.

장씨는 "2015년 초쯤 최씨가 은퇴한 동계스포츠 메달리스트를 모아 단체를 구성하고,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과 연계해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지원받겠다는 구상을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장씨는 박 전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면담이 진행된 2015년 7월 24일 포스트잇을 찾아오라는 최씨의 지시에 따라 최씨 집 안방에 들어갔다가 책상에 놓인 A4 용지 크기의 서류를 발견했다.

그 서류에는 '김승연 한화', '정몽구 현대자동차'등 대기업 총수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검은 "당시 대기업 총수들의 면담이 있었고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면담 시간도 장씨의 기억과 일치한다"면서 "최씨가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면담 일정과 현안을 미리 받아서 파악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특검은 박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에 거액의 현금이 있었고, 최씨가 이를 빼내 자신의 딸 정유라씨(21)와 정씨의 아들을 키우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지난해 12월 4일께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 최씨와 만났다. 당시는 두 사람 모두 직권남용 등 혐의로 구속된 상태였다. 혐의 내용과 관련해 묵비권을 행사하던 최씨는 검찰 측에 언니 최순득씨와 장씨를 만나게 해 주면 사실대로 말을 하겠다고 제안했고, 이에 따라 조사실에서 최씨와 장씨의 만남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당시 최씨가 장씨의 귀에 대고 '잘 들어, 삼성동 2층 방에 돈이 있어. 열쇠는 방 과장에게 있어. 유연이와 유주를 그 돈으로 키우라'고 했느냐"는 질문을 했다. 이에 장씨는 "그렇다"고 말했다.

장씨는 '최씨가 말한 삼성동 2층은 어디인가'라는 특검 측의 질문에 "대통령 사저라고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도 삼성동 사저에 거액의 현금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것까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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