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바다 위 '붉은 태양'… 일출의 성지 '왕망링 풍경구'

2017-04-2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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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해 속 왕망링(王莽岭·왕망령) 풍경구의 기암괴봉[사진=맛있는 여행사-중국집]


아주차이나 박은주 기자 = “왕망링(王莽岭·왕망령)을 올라보지 않고, 어찌 타이항산을 안다고 할 수 있으랴. 천하의 절경이 이곳에 다 모여 있으니, 굳이 오악(중국의 오대명산)에 갈 필요가 없지 않은가.”

마오쩌둥(毛澤東)의 비서이자 중국 문학계의 거목 리루이(李銳)가 왕망링 풍경구의 뛰어난 산세와 아름다움에 극찬하며 남긴 말이다.
국가 지질공원이자 국가 4A급 풍경구인 왕망링 풍경구는 400㎞로 웅장하게 뻗은 타이항산맥의 남쪽 끝자락 산시(山西)성 링촨(陵川)현 동남부 일대와 허난(河南)성 후이현(輝縣)시에 경계해 있다. 전형적인 카르스트 지형의 특징을 고스란히 머금고 있어 지리적 위치 조건이 뛰어나 중국 내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출과 운해를 감상할 수 있는 집중지역으로 일찍부터 국내외로 명성이 자자하다.

왕망링, 시야거우(锡崖沟), 쿤산(昆山), 류슈청(劉秀城) 총 4개의 관광구역을 총칭해 왕망링 풍경구로 부르고 있으며, 명칭은 서한(西漢)시대의 왕망이 유수(후한의 광무제)를 쫒아 이 곳에 군사를 끌고 와 진을 치고 전투를 벌인 것에 유래됐다.

왕망링은 전형적인 카르스트 지형으로 황하(黄河) 중류로부터 약 40만㎢의 광활한 면적에 펼쳐진 황토고원의 동쪽에 위치한 산서고원과 중주평원의 단열대가 교차하는 제일 험준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가파른 절벽에서 쏟아져 내리는 찬 공기와 평원의 따스한 공기가 충돌해 발생되는 수증기로 인해 연중 다수의 날짜에 타이항산맥 최고의 절경 왕망링 운해가 형성된다.

산시성의 에너지 개발 기업인 란화그룹(蘭花集團)이 2003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현재까지 개발된 총 면적은 40만㎡이며, 구역 내 가장 높은 해발은 1700여m로 최저점과 약 1400m의 표고차를 보인다.

가장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왕망링 풍경구의 가장 큰 볼거리는 일출, 운해, 기암괴석, 송도(소나무가 바람결에 흔들려 파도 소리는 내는 모습), 괘벽공로(掛壁公路), 홍암대협곡(紅岩大峽谷) 등이 있다. 그 빼어난 풍경으로 인해 '세외도원', '타이항의 지존'과 같은 품격있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쌉사름한 새벽 공기를 마시며 왕망링 정상에 올라 뜨겁게 솟구치는 일출과 능선을 힘차게 휘감아 도는 운해를 벗삼아 주변을 돌아보게 되면 걷고, 보고, 듣는 모든 것이 황홀함의 연속이다. 자신도 모르게 자연의 경이로움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왕망링의 일출[사진=맛있는 여행사-중국집]


태고적 원시자연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왕망링은 몇 가지 지형적, 역사적 특징이 있다. 가장 먼저 독특한 기상현상을 꼽을 수 있다. 병풍처럼 펼쳐진 능선위로 넘어오는 찬 공기와 평원으로부터 불어오는 따뜻한 공기가 충돌하면서 왕망링에서는 파도처럼 일렁이는 생동감 넘치는 운해를 실시간으로 자주 목격할 수 있다. 불교의 성지에서 조차도 보기 힘들다는 불광(佛光) 현상도 종종 그 모습을 드러낸다.

두 번째는 천혜의 자연 환경을 바탕으로한 온화한 기후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태고적 원시 자연을 그대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왕망링에는 다양한 한약재와 희귀한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풍경구 자체가 하나의 중요한 인류생물학적 연구 대상이기도 하다.

세 번째는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가 공존하는 장소라는 것이다. 많은 중국 관광지들에 각각의 전설과 설화가 내려오지만 왕망링은 과거 실제의 인물들이 자웅을 겨루던 장소로서 그 역사적 의미와 문화적 가치가 매우 뛰어난 관광지다. 눈으로만 보고 지나치는 관광지가 아닌, 마음에 담아 오래도록 되뇌일 수 있는 품격있는 관광코스가 바로 이 곳이다.
 

괘벽공로 [사진=맛있는 여행사-중국집]


마지막으로 왕망링에서는 중국인들의 불굴의 정신과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왕망링 풍경구에 속하는 시야거우 마을 주민들은 험한 산으로 둘러쌓인 지형적 요인으로 인해 장기간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 수 밖에 없었으나, 마을주민들의 하나된 마음으로 30여년에 걸친 사투 끝에 산을 뚫고 길을 내는 불가사의한 대업적을 이뤄냈다. 

한국사람들에게 비나리길로 잘 알려진 괘벽공로로 불리우는 이 길은 오직 망치와 정만으로 빚어낸 인류사에 길이 남을 작품이며, 대자연과 맞서싸운 인류의 불굴의 정신이 깃든 업적으로 인정돼 중국 60대 랜드마크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러한 특징들을 잘 이해하고 왕망링을 방문한다면 좀 더 특별하고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관일대 [사진=맛있는 여행사-중국집]


2003년 이후 약 10년이 흐른 지금 왕망링 풍경구는 내외국인들에게 사랑받는 타이항산 여행의 필수코스로 자리 잡았다.

현재 한국에서 출발하여 왕망링까지 연결되는 국제선 직항 노선은 없으며 지난(濟南), 정저우(鄭州), 스자좡(石家莊) 등의 항공편과 위동항운을 이용한 칭다오(靑島)를 경유하는 다양한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향후 타이항산과 왕망링 관광 시장 확대와 관광객 유입이 꾸준히 증가 할 경우에는 보다 가까운 근처 도시로의 노선 개설도 예상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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