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올해 1분기 전 세계 상장지수펀드(ETF)에 사상 최대 금액이 몰리면서 패시브 펀드의 인기를 증명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올해 1~3월 동안 ETF로 몰린 투자액은 1973억 달러(약 225조원)에 달했다. 저비용 패시브 펀드의 인기가 작년에 이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작년 한 해에도 ETF는 3904억 달러를 끌어들였다.
씨티그룹의 로버트 버클랜드 전략가는 FT에 이 같은 ‘지각변동’은 수수료에 대한 투자자들의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높은 수수료를 챙기면서도 평범한 수준의 수익만 벌어들이는 액티브 펀드에 대해 소비자들이 눈을 뜨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패시브 펀드는 액티브 펀드에서 빠져나간 투자금을 빨아들이고 있다. EPER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기준으로 액티브 펀드에서는 5230억 달러가 빠져나간 반면 패시브 펀드는 4340억 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들어 펜실베이니아 소재 뱅가드의 ETF로 흘러간 투자금은 438억 달러로 전년 대비 140%나 급증했다. 세계 최대 자산 매니저인 블랙록의 아이셰어스 ETF에도 동기간 654억 달러가 유입되어 전년 대비 167% 뛰었다.
패시브 펀드로 돈이 몰리면서 액티브 펀드들은 펀드 자산의 축소 등을 통해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 이달 초 캘리포니아 소재 공공 연금인 오렌지카운티 퇴직연금제도는 액티브 펀드매니저들에 대한 자산 배분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그밖에도 자산 운용사들의 비용 절감을 위한 인수합병도 잇따르고 있다. 스탠다드 라이프와 애버딘 자산 운용, 아문디 프랑스와 파이오니어 이탈리아, 헨더슨와 야누스 모두 최근 몇 달 사이 인수합병을 발표했다.
뉴욕 소재 마이클 사이프러스는 “일부 자산 운용사들은 생존을 위해 인수합병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