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역대 대선마다 후보자들은 네거티브와 의혹 검증의 사이를 오가는 공세에 시달려왔다. 이번 대선도 마찬가지다.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도 지지율의 변곡점에 서 있다. 당장 발목을 잡은 가족문제와 함께 각각 한계로 지적되는 '반문(반문재인) 정서'와 '호남당'을 뛰어넘는 것이 숙제다.
이에 맞서 김유정 국민의당 대변인도 같은 날 여의도 당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문재인 후보 아들 문준용씨와 함께 고용정보원에 입사한 응시번호 139번 김모씨도 특혜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준용씨와 김모씨 둘 다 단독 응시해 단독 채용이었던 데다 둘 다 접수 기간을 훨씬 넘겨 원서를 제출했다는 지적이다.
공식선거운동이 17일부터 시작되면서 본선의 시작은 지금부터지만, 양 캠프의 신경전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어져왔다.
우선 안 후보 캠프에서는 문 후보의 아들 준용씨의 고용정보원 특혜 채용 의혹을 끈덕지게 물고 늘어지고 있다. 여기에 부인 김정숙씨가 지난 2006년 고가 가구를 매입했다는 의혹도 더해졌다. 문 후보 측은 아들 채용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며, 가구 구입 역시 15점에 1000만원이 들었다고 해명했다. 앞서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할 당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돈 음주운전 사실을 은폐했다는 논란도 있었다.
반면 안 후보 역시 최근 딸 설희씨의 재산내역 비공개 논란에 이어 이제는 부인 김미경 교수의 보좌진 갑질 논란과 서울대 '1+1' 특혜채용 의혹이 더해졌다. 안 후보는 설희씨의 재산내역을 공개했고, 김 교수의 갑질 논란은 순순히 인정하며 사과했다. 그러나 김 교수 채용 의혹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되면서 각 후보의 가족 문제를 둘러싼 공방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오는 19일 열릴 TV토론은 스탠딩 형식의 자유토론인 만큼 후보 간 의혹 검증을 놓고 설전이 예상된다. 1차적으로 양 후보들이 넘어야 할 산이다.
이보다 더 큰 장애물은 양 후보를 옭아매고 있는 프레임 또는 기반이다.
문 후보는 당장 자신을 향한 거센 '반문 정서'가 걸림돌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에게 선두를 내준 결과가 이를 말해준다. 보수 지지층을 비롯해 문 후보와 당내 경선을 치렀던 안희정 충남지사 지지층 등이 안 후보에게로 쏠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안 후보와 치열하게 선두를 다투는 호남지역에서 문재인 대세론을 관철시켜야 하는 때다.
안 후보도 지지기반인 '호남' 이외에 전국적으로 지지층을 넓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보수 층의 지지 추세가 짙어지고 있는 한편 젊은 세대와 진보 지지층의 마음을 잡기 위한 전략도 필요한 상황이다.
이 밖에 준비가 부족한 '수박 겉핥기식' 공약이 지지층을 흔들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안 후보는 '병설 유치원 6000개 신설'을 주장하며 유치원 공교육화를 주장했지만, 대형 단설 유치원 신설을 자제한다는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학부모 등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받았다.
문 후보 역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5세대(5G)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정부가 직접 구축하겠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국유화' 논란이 일면서 업계에 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