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조작국 면했지만…대미 수출 악화 등 대외적 불확실성 여전

2017-04-16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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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미 환율보고서 통해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남아

환율조작국 지정 우려 해소[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배군득·원승일 기자 =미국 정부가 지난 15일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한국과 중국 등 주요 교역상대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고 '관찰대상국' 지위를 유지했다. 그러나 한국 경제를 둘러싼 대외적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비록 우리나라는 관찰대상국 지위에 머물렀지만, 상황이 어떻게 변하느냐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중국이 환율조작국으로 지정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달 초 열린 미·중 정상회담이 양국 관계가 호전되는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의 대미 무역 흑자가 지속될 경우 이 같은 분위기는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는 10월 미국이 환율보고서를 통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면, 현재 관찰대상국 상태인 한국도 피해가지 못할 확률이 높다.

미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 무역주의를 앞세운 통상압력이 지속되는 한 대미 무역흑자, 환율조작 여부 등은 여전히 관찰 대상이어서 중국과 한국 모두 살얼음을 걷는 형국은 매한가지다.

미국은 이번 환율보고서를 통해 통상 압력, 외환시장 투명성 제고 압박을 지속할 것임을 밝혔다. 미국은 한국에 대해 시장 개입은 무질서한 시장환경 등 예외적인 경우로 제한하고, 외환정책의 투명성을 높이라고 권고했다.

또 중국에는 "과거 10년간 위안화 절상을 막기 위한 광범위한 일방향 개입, 시장 접근성 제한 등 불공정한 무역을 통해 대외 불균형을 초래했다"며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해 시장 개방, 규제 완화 등 정책적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무역 불균형은 곧 대미 무역 흑자를 의미하기 때문에 관찰대상국인 한국 역시 이 같은 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 주요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보면 중국이 3470억 달러로 가장 많았다. 한국도 277억 달러로 미국 무역 상대국 중 8위였다.

문제는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환율관리 등에 소극적으로 나설 경우,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수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요동치면 국내 외환시장은 물론 수출 기업에도 불확실성이 커져 한국경제를 더 옥죌 수 있다.

정부가 미국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미국에 우리의 환율정책을 적극 설명하는 한편,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미·중 정상회담 후 양국이 해빙기에 접어들면서 한국 경제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국내 경제는 올 1분기 경제지표가 상승기류를 타고 있어 미국과 중국의 해빙무드가 싫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아직 3국 사이에 사드 문제 등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았지만, 이번 환율조작국 지정에서 중국과 한국이 빠졌다는 부분 하나만으로도 글로벌 경제 전반에서 훈풍이 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한국은행 역시 경제성장률을 종전보다 0.1%포인트 상향하며 최근 한국경제가 서서히 회복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전문가들도 미‧중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양국의 무역 전쟁이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이다. 단, 시기가 늦춰진 것뿐이지 여전히 불안감은 상존한다는 신중한 입장도 내놨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는 “미국이 기존대로 중국에 무역제재를 본격화했더라면 우리나라가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부분이 상당히 줄어들 수 있었는데 이 부분이 해결됐다”며 “환율조작국 문제의 경우 북핵 등 우선순위가 있어 앞으로도 지정될 일은 없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중 정상회담으로 인해 잠정적으로 무역전쟁은 봉합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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