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콘, 통 큰 베팅 불구 정치적 장벽에 도시바 메모리 인수 어려울 수도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세계 최대 부품회사 폭스콘이 일본 내 높은 정치적 장벽에 부딪혀 도시바 메모리 사업 인수를 위한 최고 금액 제시에도 불구하고 인수에 실패할 것이라는 주장이 내부 소식통을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12일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하여 폭스콘이 도시바 메모리 인수에 31조원에 달하는 통 큰 베팅을 했지만 중국과 연관된 탓에 커다란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폭스콘은 대부분의 공장을 중국 본토에서 운영하고 있어 도시바 메모리가 폭스콘의 손에 넘어갈 경우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높다. 반대 목소리가 높으면 규제 당국의 승인에 시간이 많이 걸려 도시바에 당장 절실한 자금 조달이 지연되기 때문에 도시바가 이를 감안해 다른 업체를 선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11일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과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어떤 거래에서도 일본은 이익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도시바 메모리 매각 절차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따라서 도시바가 인수액을 폭스콘에 비해 10조 원 가량 더 적게 낸 미국의 브로드컴 등 여타 기업을 협상대상으로 진지하게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사모펀드 실버레이크와 힘을 합친 브로드컴은 SK하이닉스가 도시바 메모리를 인수할 경우 생길 수 있는 시장 독점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일본에서 생길 수 있는 정치적 반대를 피해가기 위해 일본 투자자들과의 공동전선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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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난해 샤프전자 인수 시에도 폭스콘이 워낙 높은 인수액을 제시해 이사회와 정부 관리들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한 적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같은 전략을 쓴 만큼 아직 결과를 예상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일본 정부는 도시바 메모리를 사업을 일본 기업으로 남게 하기 위해 일본 기업들이 연합하여 5조 원을 모아 일부 지분만 인수하도록 하는 대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12일 일본 경제동우회 고바야시 요시미쓰 간사장은 기자회견에서 일본 기업들의 연합 출자가 "실현되기는 곤란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