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생산업체인 도시바 메모리 사업을 두고 인수전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대만의 폭스콘은 도시바 반도체에 무려 3조 엔(약 31조원)의 인수액을 제시하면서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도시바 반도체의 적정 가치를 약 1조5000억~2조 엔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폭스콘의 저돌적인 ‘들이대기’에 아베 신보 일본 총리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아베 정부 내 일부 인사들은 도시바 반도체 사업의 기술 유출을 우려하여 도시바 반도체가 일본 기업이나 미국·일본의 합작을 통해 인수되길 내심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일본 투자자들과 공동전선을 펼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폭스콘의 인수 제안액이 워낙 높은 만큼 다른 기업이 폭스콘보다 더 높은 금액을 과연 써낼 수 있을 지는 의문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지난달 츠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낙찰업체 결정 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인수액이라고 밝힌 바 있다.
애플 공급업체로 유명한 세계 최대 전자부품 제조사인 대만의 폭스콘(홍하이정밀)은 지난해에도 비슷한 전략을 통해 일본의 샤프전자를 인수한 바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폭스콘이 도시바 반도체 인수에 성공할 경우 사업 성장을 이끌 효자 사업임에는 분명하지만 연구 개발 비중이 워낙 높아 사업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도시바 매각 주간사는 예비입찰서를 토대로 복수의 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서면실사와 본입찰을 거쳐 오는 6월경 최종 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