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한국 소설은 매우 깊이 있고 매우 우아하면서도 가식이 없는 것 같습니다. 언어적 능력을 과시하기보다는 이야기와 인물에 충실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예상 밖의 놀라움을 주기도 하고요."
신경숙·한강·공지영 등 한국 작가들을 세계 무대에 알려온 문학출판 에이전트 바버라 지트워(사진)가 자신의 소설 'J. M. 배리 여성수영클럽' 한국어판(북레시피)을 내고 한국을 찾았다.
'J. M. 배리 여성수영클럽'은 지트워가 지난 2012년 발표한 첫 소설로, 영국 코츠월드의 스탠웨이 저택 수리를 하는 건축가 조이가 근처 연못에서 매일 수영하는 할머니들과 우정을 나눈다는 내용이다. 스탠웨이 저택은 작가 제임스 매슈 배리가 '피터팬'을 집필했다고 알려진 건물이다.
지트워는 "조이는 30대 여성이지만 마음은 이미 늙은 사람"이라며 "그 반면 수영클럽 할머니들은 몸은 늙었지만 마음은 젊은 분들이다. 조이는 그들에게서 사랑을 포함해 젊게 사는 법, 즐겁게 사는 법, 모든 가능성에 마음을 여는 법 등을 배운다"고 설명했다.
조이는 어릴 때부터 자신의 친구인 전업주부 새라와 심각한 갈등을 겪기도 하고, 이언이라는 남자와의 새로운 사랑으로 설레지만 동시에 주저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런 그에게 할머니들의 야외 연못 수영은 독립적이고 따뜻한 삶의 태도로 다가온다.
지트워가 한국문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김영하의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였다. 그는 자신이 지금껏 소개한 작가들에 대해 "깊이 있고 우아한 문체를 가지고 있으며, 이야기와 인물에 충실하다"며 "그런 면에서 완벽함을 추구한다"고 평했다.
그는 2주 전 독일에서 두 번째 소설 '바다가 우리의 것이었을 때(When The Sea Belonged To Us)를 출간했으며, 지금은 세 번째 작품을 쓰고 있다. 그는 "세 번째 소설엔 한국에서 승려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여성이 등장한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