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그렇게 기다리던 세월호가 마침내 우리 곁으로 돌아왔다. 세월호가 전남 목포신항에 도착한 지 사흘째이자 첫 주말인 2일, 목포신항 주변 철제 울타리에는 노란 리본이 피었다.
목포신항은 주말 동안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2만명이 넘는 추모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가족 단위의 시민은 물론 젊은 연인부터 지팡이를 짚은 노인까지 철조망 울타리 너머로 보이는 세월호를 바라보며 미수습자의 온전한 귀환을 기원했다.
북문 앞 출입구 앞 수십m 철제 울타리에는 추모객들이 메시지를 적어 매단 리본으로 가득 차 바람에 물결치는 장면이 연출됐다.
경기도 고양시에서 이날 아침 아이들과 함께 찾았다는 정원군씨(46)는 노란 리본을 울타리에 묶었다. '꽃처럼 예쁜 아이들아 이기적인 어른들 때문에 미안하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겠습니다'라고 적었다. 고사리 같은 어린 딸의 손을 잡고 울타리 주변을 걷던 한 30대 남성은 "저렇게 큰 배가 가라앉을 동안 계속 기다리라고만 하고 아무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게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다"며 "TV에서만 보던 세월호를 실제로 마주하니 마음이 아파 못 보겠다. 그 예쁜 애들이 저 안에서 얼마나 무서웠을까"라고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오후에는 '세월호 잊지 않기 목포지역공동실천회의'가 마련한 '기다림의 시간 1083일···그립다, 보고 싶다'라는 주제로 진실규명과 함께 한명도 빠짐없는 미수습자 수습을 염원하는 추모행사가 진행됐다.
305명의 참가자들이 단체로 노란 우산을 펼쳐 세월호 모형과 1083을 만드는 추모 퍼포먼스가 연출됐다. 노란 우산 305개는 세월호 침몰로 희생된 304명의 희생자들과 구조 및 시신 수습 작업을 하다 생긴 트라우마로 고인이 된 잠수사 김관홍씨를 합친 숫자다.
참가자들은 "현철아, 영인아, 은화야, 다윤아, 고창석 선생님, 양승진 선생님, 권재근님, 혁규야, 이영숙님. 이제는 돌아오세요, 빨리 돌아오세요"라며 미수습자 9명을 애타게 불렀다. 이들의 귀환을 염원하는 외침에 세월호 유가족들도 고개를 떨어뜨리고 말을 잇지 못했다.
목포는 세월호가 도착한 신항뿐만 아니라 시내 길거리와 음식점부터 주유소까지 세월호를 기억하고 추모하기 위한 노란 물결로 가득했다. 목포시와 목포시의회 청사 외벽에는 '세월호 희생자를 시민과 함께 추모합니다'라고 적은 대형 추모 현수막을 내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