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정치적 위기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16일 아베 총리 부인의 측근인 모리토모 학원의 가고이케 야스노리 이사장이 아베 총리로부터 기부금 100만엔 (한화 약 1000만원)을 받았다고 한 증언이 파장을 더욱 키우고 있다.
아베 총리의 스캔들은 부인인 아키에 여사가 명예 교장으로 있는 모리토모 학원 초등학교가 국유지를 부지로 사들이면서 평가액의 14% 수준의 가격만을 지불한 것이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아베 총리는 이에 대해 부인을 했으나, 지난 주 가고이케 이사장이 아베 총리로 부터 거액을 기부 받았다는 증언이 이어지면 현 총리의 신뢰성은 큰 타격을 입었다.
앞서 아베 총리의 측근이자 보수 우익의 대표적 인물인 이나다 방위상이 모리토모 학원의 법정 대리인을 맡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아베 총리측은 이미 위기에 몰리고 있던 참이었다.
아베 총리측은 여전히 부인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지만, 야권에는 가고이케 이사장의 발언을 빌미로 공격의 수위를 더욱 높여가고 있다.
이른바 '아키에 스캔들'로 불리며 총리 부인에게 의혹이 집중돼 있던 정치 스캔들은 이제 아베 총리 본인에게 옮겨붙으며 정치적 파장을 키우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지속적인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NHK, 아사히 신문 등 주요 언론사들이 조사한 여론조사에서는 아베 총리의 지지율이 3%~8% 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지지율 추락으로 아베 내각의 정책과 미래도 불투해졌다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당장 올해 아베 내각이 추진하기로 했던 평화헌법 개정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아베 총리는 연내 중의원을 해산한 뒤 총선거를 통해 개헌 우호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뒤 헌법을 개정하려고 했지만, 지지율 하락으로 이 같은 계획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오는 23일 아베 총리가 직접 기부금을 줬다고 주장한 가고이케 이사장이 증인 신문을 위해 국회에 출석할 예정이다. 이날 가고이케 이사장이 어떤 발언을 하느냐에 따라 아베 총리의 입지는 다시 크게 흔들릴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의혹이 더욱 커질 경우 자민당 내에서 아베 총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된다면 최근 당칙 개정으로 연임의 길이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아베 총리의 연임도 힘들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