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1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2대 공항인 오를리 공항에서 여성 무장 경비군의 총기를 탈취하려던 공격범이 “알라의 이름으로 이곳에 왔다. 죽음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경비군에 의해 사살됐다. 프랑스는 대형 테러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또다시 공포에 휩싸였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파리 검찰의 테러 전문 수사관 프랑수아 몰린은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사건에 관해 브리핑했다.
몰린은 벨가셈의 정확한 범행 동기는 분명하지 않지만 과거에 급진 이슬람주의로 조사를 받은 적이 있었다며 자생적으로 이슬람 극단주의에 경도된 ‘외로운 늑대'로서 테러를 계획한 것인지 수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벨가셈의 아버지, 형, 사촌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벨가셈은 같은 날 새벽 6시 50분경 자신이 거주하는 파리 북부에서 교통 검문을 하던 여성 경찰관에게 공기 소총을 쏘아 부상을 입히기도 했다.
이후 범인은 오를리 공항으로 이동해 오전 8시 30분경 공항의 남쪽 터미널에서 여성 군인의 총기를 탈취하려고 시도했다. 그는 석유통이 든 가방을 내던지면서 순찰을 돌던 경비군 3명 중 여군을 낚아채 인질로 삼았다.
이때 범인은 “모든 무기를 내려놓고 머리에 손을 얹어라. 나는 알라를 위해 이곳에 왔다. 죽음이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군은 무릎을 꿇으면서 몸을 낮추었고 이 순간 다른 군인 2명이 동료를 구하기 위해 범인에게 여러 발의 총격을 가했다. 범인은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이 모든 일은 불과 몇 분 사이에 벌어졌다고 몰린은 말했다.
이번 사건으로 공항은 몇 시간 동안 마비됐다. 공항에 있던 3000명의 사람들은 몇 시간 동안 밖으로 나가지도 못하고 그대로 공항에 발이 묶였고 비행편도 줄줄이 취소됐다.
프랑스는 2015년 11월 2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 테러 2년 넘게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해 경계를 한층 강화한 상황이다. 약 7000명의 추가 병력이 파리를 비롯한 프랑스 주요 시내에 배치됐다.
그러나 니스 트럭 테러나 루브르 박물관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등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프랑스 국민이나 프랑스를 찾는 관광객들은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틀 전인 16일에는 프랑스 남부의 한 고등학교에서 재학생이 총기를 난사해 여러 명이 다쳤다. 같은 날 파리의 국제통화기금(IMF) 청사에는 폭발물이 든 우편이 도착해 이를 열어보던 직원이 화상을 입는 사건도 있었다. 수사당국은 그리스의 급진좌파 단체를 공격의 배후로 지목했다. 이 두 사건은 이슬람 극단주의와는 관련이 없었지만 프랑스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데 충분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프랑스가 여전히 공격의 목표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