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페이의 중국 '현금없는 사회'되나...네티즌 70% "필수품 아냐"

2017-03-13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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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페이, 위챗페이, QR코드, 계좌이체 등 스마트폰만 있으면 "OK"

중국 지난해 전자결제 규모 미국의 50배 육박

알리페이 등 중국 내 전자결제가 보편화되면서 곧 '현금없는 사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고객를 들고 있다. 홍콩의 한 완구매장을 찾은 남성이 알리페이 QR코드로 결제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  올해 27세인 여성 예(曄) 씨는 지갑없이 다닌지 이미 오래다. 처음에는 신용카드만 들고 외출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된다. 대중교통카드인 이카통(一卡通)으로 지하철을 타고 식사는 알리페이나 위챗페이로 결제해 먹는다. 월세도 스마트폰 은행 계좌이체로 낸다. 최근 현금을 쓴 것은 작은 노점상에서 과일을 샀을 때 뿐이다. 과일가게 주인이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을 쓰고 있었지만 괜히 불안해서 현금을 냈다.
##  40대 가정주부인 리(李) 씨는 여전히 지갑에 지폐를 넣고 다니지만 사실 현금을 쓸 일은 거의 없다. 마트나 편의점에서 물건을 살 때도 알리페이로 결제한다. 최근 현금을 쓴 것은 택시비 결제 때 뿐이다. 모바일 택시 예약앱을 이용해 택시를 탈 계획이었으나 막히는 시간이라 택시가 없어 때 마침 지나간 빈 택시를 잡아탔다. 알리페이 QR코드 결제가 가능한 택시였지만 택시기사가 굳이 현금이 제일 좋다고 해 현금을 꺼냈다. 


제3자결제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전자결제가 중국의 주요 소비방식으로 자리잡으면서 중국이 곧 '현금없는 사회'가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고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가 13일 보도했다. 최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네티즌의 70%가 "현금이 생활에 꼭 필요하지 않다"고 대답한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판허린(盤和林) 재정부 중국재정과학연구원 응용경제학 박사는 "현금없는 사회라는 개념은 25년 전에 등장했지만 아직까지 공인된 현금없는 사회는 없다"면서 "하지만 중국이 현금 없이도 살 수 있는 사회로 빠르게 변하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전 사회와 세대를 아우르는 '결제방식의 혁명'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전자결제 보편화에 있어 세계 선두 국가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아이리서치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제3자결제서비스 시장 규모는 전년도의 두 배를 웃도는 38조 위안(약 6312조2000억원)에 육박했다. 이는 미국의 1120억 달러의 50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중국 모바일 결제 비중은 86%로 세계 평균인 43%의 두 배에 달한다. 

중국에서 전자결제가 빠르게 보편화되고 시장이 커질 수 있었던 이유는 후발주자의 비교우위와 제3자결제업체의 비약적 발전의 힘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신용카드 문화가 뿌리를 내리지 않은 상황에서 전자결제가 등장해 현금에서 모바일 결제로의 도약이 가능했다.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텐센트의 위챗페이 등 막강한 제3자결제업체가 등장해 다양한 분야로 범위를 확대한 것도 전자결제의 빠른 발전을 이끌었다.

현재 중국의 200만여 곳의 식당과 마트, 편의점에서 알리페이 결제가 가능하며 80만곳 이상의 주차장, 2만곳 이상의 주유소에서 알리페이 QR코드 결제서비스를 제공한다. 전국 30개 성·시·자치구의 120여개 도시의 유명 관광지 입장권도 알리페이로 구입할 수 있다. 다수와 병원과 호텔에서도 알리페이 결제가 가능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이 전자결제 중심의 사회로 확실히 자리잡는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분위기다.

멍톈(孟添) 상하이대학 핀테크연구소 부소장은 "중국에 7억명이 넘는 네티즌이 있고 전자결제가 네티즌의 일상적 소비방식으로 자리잡았다"며 "현금없는 결제방식이 주류로 확실히 정착하는 데 5~10년이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또,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인프라 제공, 건강한 발전과 질서있는 경쟁을 이끌 수 있는 규범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판허린 박사는 "결제업체의 시장 확대와 영향력 강화를 위한 노력도 더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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