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디즈니에서 제작한 ‘미녀와 야수’는 저주에 걸려 야수가 된 왕자가 미녀 벨을 만나 진정한 사랑에 눈뜨게 되는 이야기를 그렸다. 2017년 재해석된 ‘미녀와 야수’ 역시 원작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라가되 몇 군데 변화를 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벨(엠마 왓슨)의 성격이다. 여타 디즈니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벨은 독립적이고 진취적인 성격을 가진 여성이다. 작은 마을에서 벗어나 모험과 로맨스를 꿈꾸는 벨을 보며 사람들은 “이상하다”, “별나다”고 지적한다. 다른 여성들과는 달리 “너무 똑똑하다”는 것이 흠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거기에 아버지를 구하기 위해 숲에 뛰어들고, 위협을 받는 야수를 구하기 위해 거추장스러운 드레스까지 벗어 던진다. 그야말로 행동하는 여자 벨은 시대에 걸맞은 여성인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벨을 연기한 엠마 왓슨 역시 페미니즘 관련 이슈를 지속해서 제기해왔다는 점이다.
그뿐만 아니라 빌 콘돈 감독은 디즈니 영화사상 최초로 성 소수자 캐릭터를 출연시키기도 했다. 극 중 등장하는 르푸(조시 게드)는 개스톤(루크 에반스)에 대한 깊은 신뢰와 연정을 드러내는 인물. 개스톤의 가장 큰 조력자로 묘한 기류를 형성하는 캐릭터다.
이에 대해 관객들은 극과 극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대에 맞는 변화”라는 반응이 있는 반면 미국 앨라배마 주·러시아에서는 “동성애 커플이 등장한다”는 이유로 상영을 취소·금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또한 ‘미녀와 야수’는 변화와 변주를 거듭하더라도 굵직한 스토리나 캐릭터·OST는 그대로 유지하고자 했다. 스토리 및 플롯은 오차 없이 흘러가며 촛대 르미에(이완 맥그리거), 시계 콕스워스(이안 맥켈런) 등 대표 캐릭터들은 애니메이션을 그대로 따다 놓은 듯하다. 여기에 전설의 명곡 ‘벨(Belle)’, ‘썸띵 데어(Something There)’, ‘뷰티 앤드 비스트(Beauty and the Beast)’ 역시 변함없이 ‘미녀와 야수’를 대표한다.
앞서 언급된 덧셈과 뺄셈은 ‘미녀와 야수’의 장점이자 단점으로 꼽힐 수 있다. 모두가 아는 이야기를 그대로 실사화해냈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원하는 관객에게는 지루한 반복처럼 느껴질 수 있고, 변화를 꾀한 설정들은 기존 팬들에게는 거슬리는 오류로 느껴질 수 있다. 원작을 유지하면서도 특별한 변화를 꾀한 ‘미녀와 야수’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반응은 어떨까? 이달 16일 개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