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참석자 자산 상위 200위권 부자의 총 재산이 한화로 586조원에 달한다는 통계가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중문판은 3일 중국 부자연구소 후룬(胡潤)이 발표한 내용을 인용해 올해 양회에 참석하는 전인대 대표 자산 상위권 100인과 정협 100인의 총자산이 3조5000억 위안(약 586조원)에 육박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초고속 성장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성장률 둔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중국 자산가들의 재산은 계속해서 빠르게 늘고 있다. 후룬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주석 집권 초기인 2013년 양회 200대 자산가의 총 자산은 1조6400억 위안으로 올해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이번 양회에 참석하는 자산가의 상당수는 기업인으로 파악됐다. 대부분은 스스로 창업해 성공한 억만장자다.
인터넷 시대의 파도를 타고 빠르게 성장한 중국 대표 IT 기업 바이두의 리옌훙(李彦宏) 회장, 텐센트의 마화텅(馬化騰) 회장, 레이쥔(雷軍) 샤오미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전통적 제조업체인 중국 최대 식음료 회사 와하하의 쭝칭허우(宗慶後) 회장도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중국이 지난 2002년부터 자본가 계급의 공산당 입당을 허용하면서 양회 대표 중 기업인 비중이 빠르게 느는 추세다. 지난해의 경우 자산 10억 달러 이상 중국 억만장자 568명 중 무려 107명이 양회 대표로 전인대에 참석했다. 이와 함께 양회가 '부자들의 잔치'로 전락했다는 불만도 커졌다.
양회 대표가 사실상 큰 권한은 없지만 많은 중국 기업인들이 양회 진출을 원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중국 실권자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고 잠재적 사업 파트너를 만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양회는 3일 정협 개막을 시작으로 두 주간의 여정에 돌입한다. '경제'가 최대 화두로 리커창(李克强) 총리가 발표하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 주석이 이번 양회에서 권력 강화를 위한 기반을 확실히 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