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조선·해운업계가 불황이 장기화 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타개책으로 사업 분할을 택하고 있다.
각 사업 분할로 경영 효율화를 이룰 수 있다고 하지만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유지가 힘든 몸집을 줄이고,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는 고육지책인 셈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7일 임시주총을 열고 조선·비조선 부문을 분할해 독립회사로 출범시키는 것을 확정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통해 조선‧해양플랜트‧엔진, 전기전자, 건설장비, 그린에너지, 로봇, 서비스 등 6개 회사로 분리하는 사업 분할 안건을 의결한 바 있다.
이를 통해 현대중공업은 비조선 부문의 비효율을 정상화하고, 각자도생으로 어려운 시장 환경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은 사업이 분리된 각 회사가 전문화된 사업영역에 역량을 집중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또 회사 분할이 완료되면 존속 현대중공업은 부채비율이 100% 미만으로 낮아지는 등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6개 회사 중 현물출자 방식인 그린에너지와 서비스는 이미 지난해 12월 각각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와 현대글로벌서비스라는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사업분할은 장기화되고 있는 불황에서 각 사업의 역량과 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결정”이라며 “각 회사를 업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회사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SK해운도 해운과 기타 관련 사업을 물적 분할해 불황 극복에 나선다.
SK해운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같은 날 존속법인인 ‘SK마리타임 주식회사(가칭)’와 우량자산을 보유한 신설법인 ‘SK해운’으로 분리된다.
해운업과 관련한 자산 대부분은 SK해운에 편입되고 이를 제외한 기타 사업은 SK마리타임에 속하게 된다.
SK 관계자는 “분할 후 SK해운은 안정적인 사업구조를 토대로 외부 투자 유치도 수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대우조선은 지난 1월 사내 정보통신시스템을 담당하는 정보통신기술(ICT) 부문을 떼어내 ‘DSME정보시스템’를 설립했다.
대우조선은 ICT업무의 전문화, 효율화 등을 위해 분사를 결정했다. 대우조선은 추가 분사를 통해 전체 임직원 수를 1만명 이하로 줄이는 자구안 이행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조선·해운업계의 불황이 해를 넘기면서 분사를 통한 각자도생 전략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 회사를 나눠 각자 생존하는 것이 경쟁력이 있다고 내다본 것”이라며 “각자 자유롭게 사업을 확장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