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화보]두가지 언어를 구사해야 하는 중국인의 운명

2017-02-2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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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인민화보사 ]


한국 아주경제신문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충칭(重慶)의 한 대형마트 사장인 탄자루이(譚嘉銳)씨. 탄씨는 광둥(廣東) 출신이다. 지난달 춘제(春節·설) 할인행사를 위해 수입 바닷가재 판촉행사를 준비했다. 바다가재 4마리를 328위안(약 5만6000원)에 할인 판매하기로 하고, 단골 인쇄소 사장에게 전화해 말했더니, 충칭 토박이인 인쇄소 사장은 이를 10마리로 알아들었다. 아무리 할인판매라고 하지만 가격이 너무 싸다고 생각한 인쇄소 사장은 탄 사장에게 “10마리가 맞느냐”고 물었고, 탄 사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탄 사장은 ‘4마리’를, 인쇄소 사장은 ‘10마리’를 각각 말하고 있었다.
충칭 방언의 스(十)와 쓰(四)의 현지 발음을 외지인이 구별하기란 쉽지 않다. 두 발음이 성조만 다를 뿐 거의 유사하다.
결국 쿠폰과 포스터는 바다가재 10마리당 328위안으로 인쇄돼 인근 주민들에게 배포됐다. 판촉행사가 시작되자마자 손님들이 구름떼같이 몰리는 북새통이 벌어졌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마트 매니저는 탄 사장에게 알렸고, 탄 사장은 판매를 중지시켰다. 이미 30장의 쿠폰이 사용됐다. 탄 사장은 당초 소매가가 마리당 98위안이었던 이 미국 보스톤산 바다가재를 10마리당 328위안이라는 3분의 1 가격에 팔면서 1만 위안 상당의 손해를 봤다.
충칭 방언으로는 ‘십’과 ‘사’의 차이를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현지에서 10년을 살아도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충칭 방언이다. 그래서 현지인들은 두 숫자를 말할 때면 항상 손가락을 사용하곤 한다. 충칭 뿐만 아니라 쓰촨(四川), 후난(湖南), 후베이(湖北), 광둥 지역에서도 쯔(zi), 츠(ci), 쓰(si) 등 치조음의 구별이 잘 되지 못한다.
이밖에 지역별로 상하이(上海) 사람들은 -eng와 -en 발음을, 안후이(安徽) 지역은 n과 l, j와 zh 발음을 잘 구별하지 못하고 서부 지역에서는 r과 z 발음의 구분이 서툴다.
하나의 국가에 언어의 통일은 무척 중요하다. 의사소통의 불편함으로 인해 야기되는 오해와 손실은 적지 않다. 마오쩌둥(毛澤東)이 중국을 통일한 이후 표준어(보통화)를 지정하고, 중국 전역에 언어통일을 시도했지만 마오 본인마저도 임종때까지 보통화에 서툴렀다. 아직도 일부 지방에서는 보통화보다는 방언을 사용한다.
중국은 지역이 광대한데다가 중국어가 표의문자이기 때문에 지역별로 발음이 서로 다르다. 글자는 같은 글자이지만 발음이 지역별로 다르다. 대부분의 중국인은 보통화와 지역방언을 구사할 수 있다. 하지만 방언만을 사용하는 일부 지역 주민들은 보통화 구사가 서투르다. 보통화 보급이 아직 완벽하지 않은 셈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방언 살리기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 8월 인민일보는 “당신 자녀는 고향 말을 할 줄 아나요?”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해 위기에 몰린 방언 실태를 보도했다. 난징(南京)시 4~13세 어린이를 표본 추출해 조사한 결과 50%는 난징 방언을 말하지 못하고 알아듣기만 했다. 푸젠(福建)성의 4대 도시 중학생을 조사한 결과 푸저우(福州)시 중학생 가운데 23%만이 푸젠 민(閩)어를 구사할 수 있었고, 룽옌(龍岩)시 중학생은 17%만 민어가 가능했다.
방언은 지역 문화유산의 총체이며, 방언의 소멸은 지역문화의 소멸이다. 그래서 중국 교육부는 2015년부터 전국 1500개 지역에 ‘방언 언어자원 공정’거점연구소를 세우고 방언살리기에 힘을 쓰고 있다. 광둥성의 초등학교에서는 일주일에 한번씩 광둥어 수업을 의무화했다. 보통화와 방언, 중국인들은 태생적으로 두가지 이상의 언어를 구사해야 하는 운명을 지고 있다.

* 본 기사는 중국 국무원 산하 중국외문국 인민화보사가 제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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