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확산되는 듯 보이는 반유대주의와 관련해 침묵을 깨고 “이제 멈춰야 할 때” 말했다.
21일(현지시간) 트럼프는 흑인역사문화박물관을 처음 찾은 자리에서 “반유대주의는 끔찍하며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몇 주간 미국 전역에서는 반유대주의 혐오범죄가 속속 보고되었다.
지난 주말에는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의 한 유대인 공동묘지에서 100여 개의 묘비가 훼손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에릭 그리텐스 미주리 주지사는 이를 두고 “비겁한 반달리즘이며 신성모독을 통해 우리를 분열시키려는 자의 소행”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20일에는 약 10여 곳의 유대인 시설에 폭발물을 터뜨리겠다는 거짓 협박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다. 올 초부터 이와 비슷한 협박이 약 50여 차례 접수된 것으로 알려져 FBI는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와 관련해 비판의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침묵해 논란이 일었다.
지난주에는 한 기자가 유대인 공동체 센터 폭파 위협과 관련해 질문을 하자 트럼프는 폭파 위협을 비판하는 대신 질문이 무척 부적절하며 마치 자신을 반유대주의자라고 그리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모욕적이라며 답을 피한 바 있다.
유대인 단체는 21일 트럼프의 반유대주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의 반유대주의 행보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상호 존중을 위한 안네 프랑크 센터'의 스티븐 골드스타인 사무국장은 페이스북 성명을 통해 트럼프의 발언의 저의를 의심하면서 "백악관은 홀로코스트 추모에서 유대인을 언급하길 거부했다. 이번 행정부에서 나온 반유대주의는 지금까지 정부 중 최악"이라고 비난했다.
22일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왜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반유대주의 위협을 비판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거듭해서 통합을 강조해왔다”고 말하면서 “대통령은 편견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무척 강력히 피력해왔기 때문에 모든 사건에 일일이 대응해야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2009년에 남편 쿠슈너를 따라 유대교로 개종한 트럼프의 맏딸 이방카 트럼프는 지난 주말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은 종교의 관용이라는 바탕 위해 세워진 나라다. 우리는 예배당과 종교 시설을 보호해주어야 한다”고 적었다.